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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10명 中 셋 "북한은 한민족 아냐" 보수화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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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0대 10명 중 3명은 북한 주민을 한민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을 한민족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28.2%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으며 이는 전 연령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50대는 10.5%에 그쳤다. 20대의 보수화가 뚜렷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1일 발표한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결과다.

북한 주민을 '한민족'이라고 느끼지 않는 20대 비율이 30%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기가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 장식되는 모습.                           [뉴스1]

북한 주민을 '한민족'이라고 느끼지 않는 20대 비율이 30%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기가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 장식되는 모습. [뉴스1]

20대가 북한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인 ‘감정온도’는 46.6도로 조사됐는데, 이는 중간 수치인 50도보다 낮다. 50도는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감정을 의미한다. 즉 20대가 북한에 느끼는 감정은 긍정보다 부정에 가깝다는 의미다. 이는 30~40대의 50도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을 보는 국민의 복잡한 시선도 드러났다. 국민 다수가 북한을 위협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사 대상자 중 78.4%가 북한에 대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이라고 답했고, 70.2%는 ‘우리가 경계해야할 대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을 ‘우리가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77.6%였으며 73.6%가 북한을 궁극적 통일의 대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답변은 43.2%로 ‘포기할 것’이라고 내다본 비율인 33.7% 보다 많았다. 북한에 안보 위협을 느끼면서도 협력을 통해 통일을 이뤄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 여론 조사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 여론 조사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대화 및 교류 협럭, 남북 간 전쟁 위험 감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70% 이상이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미국과 북한 간의 신뢰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69%였다.

통일에 대해서는 83.5%가 ‘장기적 혹은 이른 시일 내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향후 남북통일 방안으로는 점진적인 통일을 선호하는 의견이 62.9%로 가장 높았으며 평화체제를 유지하며 별개인 국가가 좋다는 의견도 29.9%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의 64.6%는 ‘통일로 인한 이익이 클 것’이라고 답했고, 47.1%는 통일 비용 마련을 위해 추가 세금을 내겠다고 밝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30.6% 보다 많았다. 적절한 통일세 부담은 매월 1만∼2만 원 미만이 26.2%로 가장 많았다. 이는 통일세 논의가 한창이었던 2010년 당시 통일세에 대한 반감이 컸던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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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선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나라로는 미국 다음이 북한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40대와 진보적 성향 응답자 중 20% 이상이 ‘북한이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감정 온도’ 조사에서도 미국 (60.8도)에 이어 북한(46.8도)이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문체부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52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웹 조사(CAWI)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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