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협치 아닌 협박해 온 청와대, 협치 비서관도 만들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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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최근 청와대가 내놓은 '협치 내각' 등과 관련 “협치의 진정성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협치 내각의 제안배경이나 취지를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또는 대통령을 대신한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으로부터 직접 듣지 못하고, 청와대 대변인 발언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다, 이것이 올바른 소통방식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면 협치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며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입법 절차가 필요하고, 야당과 협치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야당에도 입각 기회를 준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협치는 양보와 타협을 전제로 한다”며 “그동안 청와대는 모든 것을 이미 다 정해서 발표해놓고 국회는 협력해라, 야당은 따라오라는 식이었는데 이건 협치가 아니라 협박”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협치는 그 자체로 하면 되는 것이지 내각 구성과 연결할 것이 아니다”라며 “장관 자리 하나 주지 않아서 협치가 되지 않는 양 호도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자영업비서관ㆍ혁신비서관ㆍ업무조정비서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혁신비서관이 없어서 혁신이 안 되는 것이냐”며 “만일 야당과 협치가 지지부진하면 협치비서관도 따로 둘 것이냐”라고 꼬집기도 했다.

 2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 사무실 앞에 '협치수박'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은 수박이 놓여져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9일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에게 난과 함께 수박을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 사무실 앞에 '협치수박'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은 수박이 놓여져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9일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에게 난과 함께 수박을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협치 제안이 개혁 입법을 위해서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관심법안만 협치 테이블에 올려선 안 된다”며 “청와대가 진정한 협치를 바라고 항구적인 협치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진정성과 의지가 있다면 지금 즉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가) 무작정 장관부터 보내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서로 연정을 하려면 연정에 관한 협약서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관이 된다면 (현 정부와) 공동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장관이 소신을 가지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협치에 관한 최소한의 계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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