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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임신 성공률 22%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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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 체외수정의 현황과 전망>
불임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과 호르몬요법 및 수술 등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으나 이 같은 모든 방법으로도 임신이 성립되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체외수정을 시행하게 된다.
난자와 정자가 여성의 몸 속에서 만나 수정이 되는 체내수정과는 달리 체외수정은 몸밖의 시험관(배양기) 속에서 만나 수정이 이뤄진다.
체외수정을 하는 것은 ▲양쪽 난관이 모두 없거나 복원이 불가능한 경우 ▲남편의 정자가 크게 모자라는 환자로 활동성이 있는 정자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 ▲자궁경관의 점액상태가 불량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 ▲자궁내막증 치료 후에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 등이다. 이때 여성의 경우 정상적인 자궁이 있어야 하고 배란을 할 수 있는 난소도 물론 정상적이어야 한다.
대상연령은 초기에는 35세 이하로 제한하였으나 지금은 배란유도제의 사용으로 그 이상의 부인에게도 시술을 하고 있으나 연령이 높을수록 배란장애·선천성 기형 및 자연유산의 빈도가 증가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20대의 임신성공률이 22%인데 비해 30대 전반은 15·8%, 36세 이상은 5·9%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체외수정은 우선 배란유도제로 여성으로부터 여러 개의 난자를 얻어 몸밖으로 꺼낸 후 즉시 배양액에서 일정시간 배양하고 여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시험관 내에서 수정시켜 40∼48시간 정도 다시 배양한 후 자궁 내 이식을 하게 된다.
수정란을 많이 넣을수록 임신율도 높아지게 마련인데 서울대병원의 경우 1수정란 이식 때의 임신율은 10·7%, 2개 때는 l5·3%, 3개 때는 16·9%, 4개 때는 25·0%, 5개 때는 28·6%의 성적을 보였으며 전체적으로는 9월말 현재 배아 이식당(수정된 난자1개당) 16·1%의 임신율을 보였고 전체 환자 중 약25%가 임신에 성공했다는 것.
과거에는 복강경을 통해 난자를 채취하였으나 지금은 초음파 유도 하에 질식흡인으로 발전해 입원하지 않고 외래를 통해 전신마취 없이 시술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또 배란유도제의 개선으로 난자 획득률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임신율이 크게 향상됐다. 최근에는 수정란을 복강경을 통해 직접 나팔관에 넣어주는 PROST(수정란 난관 내 이식) 시술이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배양기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캡슐에 넣어 질 속에서 배양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
체외수정이 발전함에 따라 법적·윤리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산부인과학회에서는▲다른 방법으로는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법률적 부부사이에만 시행한다 ▲유전자 조작은 하지 않는다 ▲최고의 시설과 기술로 신중히 취급한다 ▲환자의 비밀을 보장한다는 등의 윤리강령을 정한 바 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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