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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와 약속 이행하나…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20일에 촬영된 것이다. 왼쪽 상단에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 빌딩 등이 보인다. [38노스]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20일에 촬영된 것이다. 왼쪽 상단에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 빌딩 등이 보인다. [38노스]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장인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 매체 38노스 위성사진 분석 보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액체원료를 쓰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연소시험을 했던 곳이다. 지명을 따 ‘동창리발사장’이라고도 불리며, 지난 2009년께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발사장을) 곧 파괴할 것”이라고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곧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38노스는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핵심시설 해체 시작’이란 보고서에서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은 북한 군사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이 이 발사장 일대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위성사진들은 지난 20일, 22일에 각각 촬영됐다.

 38노스에 따르면 2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전 발사체를 조립하는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 그리고 엔진시험대 등을 해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중 엔진시험대는 탄도미사일 발사용 액체연료 엔진을 개발하는데 쓰인다. 이어 해체 현장에는 대형 크레인 등이 배치됐다고 38노스는 전했다.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22일에 촬영된 것이다. 핵 시설 해체를 위한 크레인 등이 보인다. [38노스]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22일에 촬영된 것이다. 핵 시설 해체를 위한 크레인 등이 보인다. [38노스]

 또 22일 촬영된 위성사진엔 이 궤도식 구조물의 모서리가 완전히 철거됐으며, 해체된 구조물 일부가 바닥에 놓인 모습이 포착됐다. 엔진실험장에 씌어있던 가림막은 치워진 상태였다고 38노스는 전했다.

 그러나 38노스는 “연료·산화제 벙커 및 주 처리장 건물, 발사탑 등은 해체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untouched)”라고 전했다.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왼쪽 상단의 연료·산화제 벙커 등은 부분적으로만 철거되는 등 해체가 진행되진 않았다. [38노스]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왼쪽 상단의 연료·산화제 벙커 등은 부분적으로만 철거되는 등 해체가 진행되진 않았다. [38노스]

 이 매체는 “해체가 진행 중인 주요 시설들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개발에 주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런 해체 작업은) 북한이 (미국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을 이행하는 중요한 첫 단계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미 본토에 도달할 ‘화성-15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앞서 국무부 북한 정보 보좌관 출신인 로버트 칼린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원은 CBS와 인터뷰에서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에 위치한 관련 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래서 이를 파괴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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