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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 단일팀 정례화' 시동 거는 탁구, 더 큰 과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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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을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남북단일팀은 이날 중국을 꺾고 27년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우뚝섰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을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남북단일팀은 이날 중국을 꺾고 27년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우뚝섰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남북 스포츠 교류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탁구가 남북 단일팀 정례화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의 토마스 바이케르트(독일) 회장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 세계선수권과 7월 코리아오픈에 이어 연말 두 차례 오픈 대회와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 등 총 3개 대회에서의 남북 단일팀 운영 방안을 밝혔다. ITTF는 11월 열릴 오스트리아 오픈과 스웨덴 오픈에 복식 4개 조의 남북 단일팀 참가 방안을 확정했고, 12월 한국에서 열릴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도 성적에 따라 남북 단일팀의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출전하는 남북 여자 선수단이 16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 훈련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출전하는 남북 여자 선수단이 16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 훈련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은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탁구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단일팀이 처음 결성됐다. 그러나 그 다음 단일팀이 결성되기까진 27년이 걸렸다.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단체전 세계선수권에서 남북 여자 팀이 8강에서 대결하기 직전, 전격적으로 단일팀이 결성됐고 동메달을 땄다. 이어 두달여 만에 대전 충무체육관,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 남녀 각 1개, 혼합 복식 2개 조에 한해 남북 단일팀이 또한번 결성됐다. 이 대회에선 혼합복식의 장우진(남)-차효심(북) 조가 우승했고, 남자복식의 이상수(남)-박신혁(북) 조가 동메달을 땄다.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석,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함께 남북단일팀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석,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함께 남북단일팀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그만큼 이번 ITTF의 방침은 남북 단일팀의 정례화가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승민 위원은 "남북 단일팀이 하나의 쇼로 끝나면 안 된다는 남과 북, ITTF 사이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남북이 보다 좋은 경기력을 갖춰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케르트 회장은 " 장기적으로는 2020년 부산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이어 도쿄올림픽에도 이같은 남북 단일팀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오픈 국제 대회 등의 단일팀 못지 않게 정기적인 합동 훈련 등 보다 더 실질적인 남북 교류가 필요하단 의견도 제기됐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도 남북은 대회 개막 이틀 전에 단일팀 결성이 확정됐고, 하루 전에 처음 손발을 맞췄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내년에 열릴 코리아오픈에 조금 일찍 와서 남북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합동 훈련을 진행하는 걸 협회 차원에서의 장기적인 추진안에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방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북단일팀에 참가하는 북한 김송이(왼쪽)와 한국 서효원이 1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첫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북단일팀에 참가하는 북한 김송이(왼쪽)와 한국 서효원이 1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첫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세계선수권과 코리아오픈에서 연달아 단일팀 멤버로 출전했던 여자 대표팀의 유은총(포스코에너지)은 "좀 더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준비했다면 좋았겠다. 서로를 미리 알게 돼서 서로 어떤 게 잘 맞고 안 맞는지 장단점을 함께 파악하는 시간이 더 충분히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택수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은 "남북 교류가 단순하게 일회성으로만 끝날 게 아니라 우리가 북측에 가서 훈련을 하고, 북측도 우리 쪽으로 내려와서 연습하면서 대회가 아닌 평상시에도 함께 훈련하고 교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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