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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텅빈 美 여자축구 폐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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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축구를 이끄는 가장 큰 엔진이 멈췄다.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WUSA)는 2003미국여자월드컵 개막을 닷새 남겨둔 16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이사회를 열고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리그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1999년 미국여자월드컵에서 66만여명의 관중을 동원할 때만 해도 여자축구는 스포츠왕국 미국의 새로운 주요종목으로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WUSA 창립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여자축구의 인기는 99년을 정점으로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TV시청률은 바닥을 향해 치달았다. WUSA 구단들은 올해에만 총 1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2003여자월드컵 개최권을 넘겨받자 WUSA는 기업들이 대거 스폰서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스폰서로 나선 것은 현대와 존슨 앤드 존슨 2개 기업뿐이었다.

리그 창립자인 존 핸드릭 이사회 의장은 "월드컵이 끝나는 다음달까지 스폰서들이 나타난다면 회생이 가능하다"며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중 56명이 WUSA에서 뛰고 있다. 리그가 문을 완전히 닫게 된다면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게 된다. WUSA는 이번 월드컵 입장권이 28만여장이나 팔려나갔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리그의 회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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