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 상표 신청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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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 뜨더국, 고운 살결물, 순자네 남비탕…'.

얼핏 들으면 무슨 말인지도 모를 단어지만 북한 말을 쓴 상표들이다. 뜨더국은 수제비, 살결물은 스킨로션, 남비탕은 찌개에 해당한다.

북한말로 된 상표 출원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특허청(www.kipo.go.kr)에 따르면 북한 말을 이용한 상표 출원 신청 건수는 2001년 11건, 2002년 13건에서 올 상반기에는 23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상표 출원자도 롯데삼강.해태 등 식음료 업체, 화장품, 의류 업체, 요식업을 하는 일반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식품은 '남새(채소).단물(주스)'▶의류는 '가슴띠(브래지어).댕기(리본)'▶화장품은 '다리매(각선미).색동다리(무지개).오목샘(보조개)' 등이 출원 신청됐다.

특허청 이인석 사무관은 "남북 교류가 늘어나는데다 어감이 특이해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어 북한말 상표 출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원 신청을 한다고 전부 상표로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일반상표와 같은 심사기준에 의해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북한 말을 쓴 상표를 출원하기 전에 상표법 조항을 자세히 검토해 상표 등록 요건이 되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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