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챔프' 첼시 싱글 공식 후원사 삼성도 벙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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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첼시가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전통의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벽하게 누르고 말이지요. 홈팬 앞에서 무패 연속 행진과 함께 축포를 쏘아 올리겠다는 그들의 소망이 정확히 이뤄졌어요. 사실 이 경기의 승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질 못했죠. 첼시 홈구장인 스탬퍼드 구장으로 가는 택시에서 기사 아저씨 토머스 콜은 "오늘 경기는 정말 모르겠다. 지난주 우리가 리버풀을 맞아 졸전을 펼친 것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것은 1점 이상이니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43년 동안 첼시를 응원하고 있다는 그에게 처음에 어떻게 첼시 서포터가 되었느냐고 하자 "어렸을 때 어떤 연결고리를 느낀 팀을 평생 따라다니는 것 같다. 사실 집에서 거리로 따지면 윔블던이나 크리스털 팰리스가 더욱 가까운 클럽이었지만 그들의 경기를 볼 때 특별히 뭔가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첼시 경기를 보면서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애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어요.

뜨거운 열기 속에 시작 휘슬이 울렸어요. 왼쪽 미드필더로 나온 박지성은 루니와의 호흡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았고 악착 같은 수비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듯했어요. 하지만 전.후반 내내 첼시가 경기를 주도했고 맨U 선수들은 움직임이 둔했어요. 전반 5분 첼시 윌리엄 갈라스의 헤딩 슛이 터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고, 후반 조 콜의 골에 이어 카르발류의 골이 터지자 장내 아나운서가 "3rd goal of the Champion!(챔피언의 셋째 골)"이라고 외쳤어요.

경기가 끝나고 그룹 퀸의 'We are the Champion' 이 울려퍼졌어요. 소름이 쫙 돋더군요. 트로피 수여식은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힘을 쓴 마사지사.팀 닥터 등의 스태프를 호명하며 시작됐어요.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미리 준비한 양복을 벗어서 팬들에게 던져주고 샴페인을 마시며 분위기에 취했고요. 선수 입장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지만 존 테리만큼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없었죠. 넘치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첼시의 우승을 이끈 그는 최고의 수비수며 간간이 득점도 하는 팔방미인이죠.

이제 첼시의 목표는 아직 어느 구단도 이루지 못한 3연속 우승이죠. 다음 시즌 맨U.아스널.토트넘 홋스퍼 등의 추격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지켜봐야 할 부분이겠고요.

첼시의 우승을 보며 기쁨을 만끽하는 기업이 한국에 있어요. 바로 첼시의 공식 후원사 삼성이에요. 삼성 구주총괄 마케팅 송성원 상무는 "유럽 시장에 우리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축구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첼시와 계약할 때 노키아와 피 말리는 경쟁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우리가 계약을 성공시켰고, 첼시 성적이 너무 좋아 효과 또한 기대 이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어요.

축구라는 스포츠. 수많은 서포터스를 하나로 묶는 힘이 정말 놀라워요. 저토록 열광하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고 있네요.

국제심판 홍은아 <영국 러프버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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