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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지도자로 남북 단일팀 경험' 김택수 감독 "훈련 늘어난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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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아래 오른쪽 둘째)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이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북단일팀에 참가하는 남북한 선수들을 상대로 1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훈련에서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김택수(아래 오른쪽 둘째)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이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북단일팀에 참가하는 남북한 선수들을 상대로 1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훈련에서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선수에 이어서 지도자로서도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영광스럽다."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한 탁구 선수 합동 훈련을 마친 뒤, 김택수(48)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은 남다른 감회를 보였다. 이날 남북한 탁구 선수들은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단체전 세계선수권 이후 2개월 여만에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당시 단일팀을 이뤄 대회에도 나섰던 여자대표팀과 달리 남자대표팀은 따로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북은 지난 15일 국제탁구연맹(ITTF)과의 협의를 통해 코리아오픈에서 남녀 복식 각 1개 조, 혼합 복식 2개 조 등 총 4개 조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나가기로 전격 결정했다.남자 복식의 이상수(남)와 박신혁(북), 여자 복식의 서효원(남)과 김송이(북), 혼합 복식의 장우진(남)과 차효심(북), 유은총(남)과 최일(북)이 코리아오픈에서 함께 짝을 이뤄 출전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전체가 함께 테이블에 모여 구슬땀을 흘린 현장을 함께 한 김택수 감독은 "남북이 좋아지는 과정에서 단일팀이 이뤄졌다. 북측 선수들이 굉장히 밝고, 서로 편하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남북 단일팀이 역사적으로 처음 결성됐던 지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단일팀 선수로 뛴 경력도 있다. 그만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김택수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김택수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이날 김 감독은 오전에 남자 복식 호흡을 맞출 한국 이상수와 북한 박신혁의 훈련을 돕기도 했다. 그는 "박신혁을 비롯해 최일, 황선국 지도자 등과는 (5월 세계선수권 때 만난 경력이 있어) 같이 이야기하기 편했다. 낯설고 어색하지 않았고, 이해도 서로 빨랐다. 생각보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짧아서 하루 정도밖에 훈련을 못 했지만 최상의 전력으로 구성한 만큼 4강 정도는 욕심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5월 세계선수권 때 대회가 열린 스웨덴 사람들이 먼저 축하해주곤 했다. 해외에선 남북이 한 팀으로 가는 걸 크게 생각하더라. 스포츠를 통해 큰 역할을 하는 부분을 탁구가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바라는 건 남북 탁구의 지속적인 교류였다. 김 감독은 "지바 세계선수권 때 45일 간 함께 훈련했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다. 그 당시에도 분위기 자체가 들떠있었고, 남북이 한 팀으로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그러나 한번으로 끝나 아쉬웠다. 탁구는 상호 시너지 효과가 많은 종목이다. 기회가 된다면 훈련하고 준비하고 시합에 참여하는 게 늘어난다면 더 좋은 결과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은 17일부터 23일까지 대전 충무체육관, 한밭체육관에서 열린다.

대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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