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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작두' 문희상과 '엽기' 유인태의 여섯 가지 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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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73·경기 의정부갑·6선)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13일 선출되면서 국회 사무총장으로 내정한 유인태(70) 전 의원과의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두 사람은 여의도에서 반평생을 보내는 동안 여러 번 '찰떡궁합'으로 불렸다. 향후 국회에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다.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이 2004년 청와대 춘추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이 2004년 청와대 춘추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1. 두 사람 다 별명이 있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에게 별명은 '훈장'이다. 두 사람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별명이 따라붙는다. 문희상 의원의 별명은 '여의도 포청천'이다. 강한 외모만큼 강렬한 결단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의원은 민주당이 어려울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두 번 맡았다. 2014년 7·30 재보선 직후 참패를 당하자 당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물러난다. 2014년 8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문 의원은 당시 계파 갈등이 거셌던 민주당의 기강을 잡은 장본인이다. 당시 강경파들이 의총에서 문 의원에게 반발하면 "개작두로 혼을 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문 의원은 DJ가 신뢰하던 참모이기도 하다. 그래서 '꾀는 조조, 얼굴은 장비'라는 별명도 붙었다.

유인태 전 의원의 별명은 '엽기 수석'이다. 기자들에게 '짐승'이라고 부르며 격의 없이 어울렸다. 청와대 수석을 할 때나 국회에서나 회의 중에 조는 모습이 여러 번 목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졸다가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주변의 놀라움을 샀다. '엽기 수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2. K1, K2 - 명문대학 출신인 '민주화 엘리트'다

문희상 의원은 K2라고 불리는 경복고, 서울대 법대, 유인태 전 의원은 경기고(K1),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특히 유 의원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문 의원은 1980년대 반독재 투쟁일 벌이던 DJ 휘하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

3. 둘 다 갑부집 아들이다

문 의원은 의정부의 명문가 자제다. 국회에 떠도는 농담 중에는 택시를 타고 '문희상 의원 집 갑시다'라고 말하면 길을 잃을 일이 없다는 말이 돈다. 유 전 의원은 충북 제천 출신이다. 집이 부유해 어릴 때 서울로 '유학'을 왔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그러나 민주화 운동을 하다 재산 규모는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4. 참여 정부 중추적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신이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초기 비서실장이었다. 현 문재인 정부의 임종석 실장과 같은 역할이다. 유 전 의원은 당시 정무수석이다. 당시 민정수석은 현 대통령인 문재인(65) 대통령이다. 네 사람이 한솥밥을 먹은 셈이다. 이러한 문희상-유인태 콤비가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 가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5. 19대 국회에서 '컷오프' 됐다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이 2004년 청와대 춘추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左)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이 2004년 청와대 춘추관에서 총선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두 사람 모두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컷오프됐다. 당시 컷오프에는 본회의 출석률, 법안 발의 등이 평가 기준으로 포함됐다. 이 중 국회의원 하위 20%에 드는 '굴욕'을 맛봤다. 다만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컷오프는 민주당을 개혁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돌아본다. 친노 인사의 핵심인 두 사람이 컷오프에 포함되면서 '생살을 잘라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시 문 의원은 전략공천으로 공천을 받아 6선에 성공했지만 유 전 의원은 컷오프에 승복해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당시 유 전 의원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삶의 소중한 가치"라는 말을 남겼다.

6. 두 사람 모두 '영화인'과 관계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영화인과 관계가 있다. 문희상 의원의 조카는 미스코리아 출신인 배우 이하늬(35)씨다. 이씨는 '연가시(2012)' '타짜:신의손(2014)' 등에 출연했다. 이씨는 방송에서 "내가 살찌면 외삼촌 문희상과 닮았다"는 말을 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유인태 감독의 친동생은 유인택 영화감독이다. '화려한 휴가(2007)' '과속스캔들(2008)' '쌍화점(2008)' 등의 제작과 투자를 맡았다. 정작 두 사람이 영화를 좋아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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