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키워드 '2위 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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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반기가 12일 끝났다. 프로야구 전반기를 관통한 키워드는 '2위 삼국지'였다. '1극강' 두산 베어스가 멀찌감치 달아난 사이 '3강' 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LG 트윈스가 치열한 2위 각축전을 벌였다.

한화 이글스가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넥센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며 26년만에 프로야구 전반기 2위를 확정지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 이글스가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넥센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며 26년만에 프로야구 전반기 2위를 확정지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두산은 12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4-11로 대패했지만, 58승29패(승률 0.667)로 선두를 유지했다. 2위 한화는 5위 넥센 히어로즈를 4-1로 누르고 52승37패(승률 0.584)를 기록했다. 두산과 승차는 7경기로 줄였다.

SK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경기에서 7-4로 이겼다. SK는 48승37패(승률 0.565)로 3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SK는 4위 LG(48승41패·승률 0.539)와 승차를 2경기 차로 벌렸다.

2위 한화부터 4위 LG는 자고 나면 순위를 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전반기 마지막에는 다소 격차가 벌어지면서 승차가 2~4경기가 됐다. 세 팀의 2위 쟁탈전은 5월말부터 시작됐다. 한화와 SK가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던 사이 LG가 7위에서 차근차근 올라와 지난 6월 19일에 올 시즌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비록 하루 만에 내려왔지만, 계속 3~4위를 맴돌며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먼저 2위 자리를 점령했던 SK는 날이 더워지면서 다소 힘에 빠진 모습이었다. 선발진의 활약이 부족했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 시즌에는 관리를 받으면서 풀타임 뛸 수 없었다. 꾸준한 투구를 보여줬던 메릴 켈리도 기복이 심해 6승(5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한화, LG와 6연전에서 4승2패를 거두면서 상승세의 동력을 얻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6경기에서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한화와 LG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기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후반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 팀 중 한화의 약진이 가장 눈부시다. 한화가 정규시즌에서 2위로 전반기를 마친 건 1999년이 마지막이다. 당시엔 양대리그로 진행됐다. 한화는 매직리그 1위에 오르며 롯데(드림리그 1위)에 이은 전체 승률 2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단일리그 기준으로는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는 그해 전반기를 선두로 마친 뒤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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