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으로 되살린 조선조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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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인형이 입고 있는 의상을 통해 조선시대의 복식 사를 살필 수 있는 전시회「인형을 통해본 조선왕조」가 27일∼10월2일까지 신세계백화점 4층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인형연구가 허영씨(41)가 80년 이후 6회째 마련하는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의 의상을 총 정리하는 것으로 총21개의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작품은 왕이 즉위·종묘제례·신년하례·비 맞을 때 입었던 구장복, 황제의 예무복 이었던 황룡포, 후·비·빈이 입었던 궁중 대례복 적의, 공주·옹주·궁녀 등이 입었던 예복 녹도삼 등.
『한국 전통의상 중 가장 화려하고 정교하며 같은 왕실 가족이라도 계급의 구분이 뚜렷한 것이 조선왕조 의상의 특징이다』고 허씨는 설명한다.
한 예로 왕실가족 예복의 어깨·앞가슴 등에 붙이는 금사로 수놓은 장식 용포의 경우 왕과 왕비는 용 발톱이 5개인 5과 용포, 황태자·세자빈·공주·옹주는 4과 용포, 세손 등은 3과 용포식 이다.
또한 배색무늬의 옷감은 조선후기에나 나타난 만큼 다른 옷감 배색 외에는 금박·자수·구슬 등의 액세서리 등으로 차림새를 꾸몄다고 한다.
21개 전시작품중 인형 1개가 등장하는 것은 실물크기의 3분의1로 축소한 것. 5, 6개의 인형이 등장하는 헌선도는 4분의1, 2백여개 인형이 등장하는 고싸움은 8분의1로 축소하여 만든 것이다.
의상은 옛 문헌을 참고하고 한국 전통의상 연구가인 우주선·유희경씨 등의 조언과 고증으로 제작한 지난 5회의 전시회를 위해 제작했던 작품들을 재정비한 것으로『조선시대 의상을 마무리하는 전시회』라고 허씨는 말한다.
옷감은 명주·숙고사·생고사 등을 주로 이용했고 흰 옷감에 직접 염색했다. 활옷 등에 수를 놓기 위해서는 명주실을 72가지색으로 염색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인형얼굴은 솜을 얇은 비단 시퐁으로 싸서 만든 것, 플래스틱으로 조각한 후 유화물감으로 채색한 것, 닥 종이를 이겨만든 것 등 3종류의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잊혀져 가는 한국전통 의상의 멋을 정리하여 남기고 싶어 일련의 전시회를 열고있다』는 허씨는『보다 많은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의상문화를 보여주고 싶어 올림픽기간 중 전시회를 연다』고 말했다.<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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