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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그비결은?] 좌충우돌 캐릭터 매력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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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노빈슨 시리즈
박경수 지음, 이우일 그림, 뜨인돌
1999년 첫 출간

1999년 '노빈손 시리즈'의 1편 격인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도날드닭'의 이우일씨가 그림을 그렸어"라고 말했다. 출간 4년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고 해외에서도 20만부 넘게 팔린 지금 사람들은 작가 이우일하면 '노빈손'부터 떠올린다. 주인공 노빈손이 간단한 과학 지식을 활용해 무인도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 이 시리즈는 역사.생태.경제 영역으로 거듭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담긴 내용은 원리보다는 상식에 더 가깝다. 궁금할 만한 대목에 그때그때 답하는 구성은 크리스티안 뒤셴의 '시루스 박사'(비룡소)와 견줄 수 있다. 게다가 감칠 맛 나는 이야기 뼈대와 좌충우돌형 캐릭터 노빈손의 힘은 '개그 교양서'라는 이 시리즈만의 독특한 차별성을 낳았다. 인터넷 소설과 게임에 매달린 청소년 독자에게 지식 교양서를 읽게 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당의정 교양서'는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설탕(재미)함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기적 역사서나 과학 에세이가 놓친 부분까지 꼼꼼하게 접근해 매니어층을 형성한 점은 의미가 깊다.

김지은(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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