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지금 내 상황,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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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가 고사한 데 대해 8일 “내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중앙포토]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중앙포토]

이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2~3주 전쯤 연락을 받아 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고 만남의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 것은 아니었고, 그런 어려운 일은 저 같은 사람보다는 김성태 대행이 직접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거절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비대위원장직 말고 비대위원으로는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외상센터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다”며 “내 구역도 제대로 신경 못쓰는데, 내 주제에 무엇을 맡겠느냐”고 강조했다.

앞서 중앙선데이는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6일 밤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국종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설득했지만, 이 교수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7월 7일 자 6면>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튿날인 8일 “존재감마저 희미해져서 가만 놔둬도 없어질 처지에 있는 바른미래당이 한가롭게 다른 당의 비대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안상수 한국당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김 대행이 이국종 교수를 만난 건 준비위가 출범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약속을 잡았던 것”이라며 “준비위 차원의 만남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늘(8일) 마감되는 비대위원장 공모에 100명 가까운 분들이 추천돼 있다”며 “당초 5~6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하려던 계획보다 더 많은 9~10명 정도로 최종 후보군을 꾸릴 예정이다. 여태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전혀 예상 밖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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