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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과로 벗어나기 강조하다 탈 나…민망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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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감기몸살로 인해 지난 달 28일부터 휴식을 취하다 이 날 공식업무에 복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감기몸살로 인해 지난 달 28일부터 휴식을 취하다 이 날 공식업무에 복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시간 단축(주 52시간제) 시행 첫날인 2일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기몸살로 지난달 28~29일 연가를 냈던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순방 귀국 이후 8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참석한 문 대통령은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으니 민망하기도 하다”며 “이번 주말에 다시 중요한 해외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와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또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지는데, 그동안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 노동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며 “우리 기업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토대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로 인한 과로사와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졸음운전을 방지해 귀중한 국민 생명과 노동자 안전권을 보장하는 근본 대책”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약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초기 혼란과 불안에 대한 우려를 인식한 듯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정부는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 기간으로 삼아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줘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며 “제도가 현장에서 잘 안착하여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게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민선 7기 출범을 두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드리며 국민의 삶을 바꾸는 좋은 지방정치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정의 동반자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4년 동안 중앙과 지방이 함께 손을 잡고 국민께 대한민국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체감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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