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로 총학생회 꾸짖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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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이 '부정 선거'로 출범한 총학생회는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한 데 이어 연세대 정창영 총장이 이사회에 난입한 총학생회를 꾸짖는 e-메일을 발송했다.

정 총장은 26일 전교생에게 보낸 e-메일에서 "25일 재단이사회가 열리기 전 오찬장소에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 등 20여 명의 학생이 무단으로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져 이사회가 무산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는 항의방문의 도를 넘어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총장은 "지금 총학생회가 벌이고 있는 행동은 교육적 활동의 정도와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학생의 본분을 망각한 집단행동은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오찬장에 난입한 학생들의 실명과 소속 학과까지 적시했다.

연세대에선 총학생회가 지난달 29일부터 등록금 인상 문제로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 총장이 총학을 강력 경고하고 나선 것은 최근 고려대가 교수감금 사태를 주도한 학생 7명을 출교 조치하는 등 대학사회에 일고 있는 교권(敎權)확립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은 "총학은 등록금 협의에서도 무턱대고 5% 인하라는 전혀 타당성 없는 제안만을 되풀이하면서 학교가 비민주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했다고 이른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학이 본관 점거 행위를 즉각 중지하지 않을 경우 교육기관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별도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 이사회에서 어떤 일 있었나=25일 오전 정 총장과 재단 이사 등 이사회 관계자 15명은 학교 동문회관에서 '2005년 결산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정오쯤 점심식사를 하려 했다. 이때 총학 간부 등 학생들이 몰려와 이사회 참관 허용을 요구했다.

학교 측이 이를 거부하자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반대" "송도 프로젝트 백지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복도에서 1시간30분가량 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오후에 속개하려던 이사회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무단으로 회의자료를 가져갔다가 나중에 돌려주기도 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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