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비명 … 907원까지 가면 사업 포기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기업들은 이미 출혈수출을 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이 907원까지 떨어지면 사업 자체를 포기할 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출기업 222개(대기업 88개, 중소기업 134개)를 상대로 '최근 환율변화 애로조사'를 한 결과 수출 손익분기점 평균 환율은 원-달러의 경우 985.8원, 원-엔(100엔)의 경우 865.5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946.5원인 것을 감안하면 1000 달러어치를 수출할 때마다 3만9300원씩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은 더 심각했다. 손익분기점 원-달러 환율이 985.8원으로 대기업(974.8원)보다 높아 수출 손실이 더 컸다.

수출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수출가격에 환율 하락분을 4.7%(대기업 4.4%, 중소기업 4.9%)만 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조사대상 기업들은 올 1분기 매출이 5.5억원(대기업 6.7억원, 중소기업 4.6억원), 영업이익이 2.6억원(대기업 3.9억원,중소기업 1.4억원) 줄었다고 응답했다. 응답 업체의 절반은 환율 하락세가 4분기까지, 20% 가량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조사대상 업체의 3분의 2 가까이가 환율 급락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손영기 경제조사팀장은 "환율 변동 속도와 폭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세제.금융 등의 수출지원책을 강화하면서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달러 수급 조절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