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만드는 고생 안해도 돼…이 말 했다가 北장교 처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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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14일 방영한 북미정상회담 기록영화에서 리명수 북한군 차수(대장 위 계급)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진행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영 의식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 두 손으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4일 방영한 북미정상회담 기록영화에서 리명수 북한군 차수(대장 위 계급)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진행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영 의식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 두 손으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제는 허리띠 조이며 로케트나 핵무기 만드느라 고생 안 해도 된다”고 말한 고위급 육군 장교에 대해 공개 처형을 지시했다고 28일(현지시간)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주성 인민무력성 후방국 검열국장(인민군 중장)은 지난달 초 평양시 모란봉 구역에 위치한 4·25 문화회관 회의실에서 공개심판을 받고, 평양시 순안구역에 위치한 강건 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공개처형을 당했다.

데일리NK는 “해당 조치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따라 단행된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절차가 완전히 무시됐다”고 말했다.

현주성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월 10일 전시물자 종합 검열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주성은 서해로켓발사 시험장 공급용 연유 실태 점검하면서 “이제는 허리띠를 조이며 로케트(로켓)나 핵무기를 만드느라 고생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이날 연유 1톤·입쌀 580kg·강냉이(옥수수) 750kg을 서해 해상사격장 군관과 가족에 배급을 풀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현주성의 발언은 직권남용이자 당의 선군 노선을 반대하는 이적 행위적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아울러 군관과 가족에게 배급을 풀도록 지시한 것은 당의 군사·정권기관 비밀을 엄수하지 못하고 선물 주는 식으로 선심을 쓰면서 당의 사상을 오도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당시 현주성 발언 소식을 듣고 격노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념적인 중독의 싹을 잘라야 한다”고 말한 뒤 공개 처형 명령을 내렸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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