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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시설 걷고 신문고 세우고 … 당선인들 소통행정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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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7일 경남 1번가 개소식 뒤 기념 촬영을 하는 김경수 당선인 등. [사진 김경수 당선인 사무실]

27일 경남 1번가 개소식 뒤 기념 촬영을 하는 김경수 당선인 등. [사진 김경수 당선인 사무실]

27일 오후 경남도청 옆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정보주 도민인수위원장, 신순정 도민참여센터장, 도민 등 200여 명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김 당선인 자리 뒤쪽 중앙에는 ‘도민의 자리’가 배치됐다. 캠프 인사들은 이 좌석의 좌우에 앉았다. 마치 “도민을 가운데 모신다”는 뜻 같았다.

부·울·경 민선 7기 화두는 소통 #김경수, 도민 정책참여 센터 열어 #오거돈, 시청 막은 화분 직접 철거 #송철호, 취임 첫날 산업 현장 방문

앞서 도민들은 행사장 뒤쪽 ‘내가 바라는 새로운 경남’ 게시판에 소망을 적은 종이를 붙였다. ‘새로운 경남 성 평등부터’‘새로운 경남 힘 있는 경남 도민과 함께’ 등 100여개가 넘었다. 김경수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의 국민 소통 기구인 ‘광화문 1번가’를 본 떠 만든 도민참여센터(경남 1번가)의 개소식 모습이다.

민선 7기 부산·울산·경남 단체장 당선인들이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행정에 힘을 쏟고 있다. ‘불통’ 이미지가 있는 전임 단체장 시절의 시설물은 하나 둘 걷어내고 있다. 민선 7기 화두가 소통과 참여로 떠오른 것이다. 김경수 당선인은 이날 “도민과 소통해야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 인수위부터 도민의 생각을 모으고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에서 경남 1번가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귀농인·대학생 등이 단상에서 김 당선인에게 농촌지원과 취업 대책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남 1번가는 앞으로 도민의 정책제안과 의견을 받아 도정에 반영한다. 경남도립미술관에 설치된 센터와 진주 서부청사에 마련된 서부 경남 도민참여센터에서 의견을 받는다.

지난 22일 시민소통위원회 출범식 뒤 소통 버스에서 오른 오거돈 당선인. [송봉근 기자]

지난 22일 시민소통위원회 출범식 뒤 소통 버스에서 오른 오거돈 당선인. [송봉근 기자]

지난 22일 부산 문화콘텐트 컴플렉스에서 열린 시민소통위원회 출범식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소통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 요구가 시장에게 전달될 수 있는 합리적인 프로세스가 지금까지 미흡했다”며 “소통하기 위해 시민과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시민 소통위는 지난 25일부터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소통위원들이 ‘시민 행복 소통 버스’를 타고 다니며 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진행할 ‘행정명령 1호’가 무엇인지, 시장 취임식에 꼭 초대했으면 좋은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묻는 식이다. 행정명령 1호는 다음달 2일 열릴 시장 취임식에서 발표된다. 소통위는 또 정책제안 온라인사이트 ‘OK 1번가’를 오픈했다. 타 시·도의 우수행정사례도 벤치마킹 중이다.

소통위는 불통 이미지를 줬던 시청 건물 앞뒤의 대형화분 42개와 작은 화분, 보도에 설치된 화단은 모두 철거한다. 시민단체 등의 집회·시위를 막는 데 활용됐던 화분들이다. 오 당선인은 취임식날 직접 화분 철거를 위한 첫 삽을 뜬다.

경남도는 홍준표 전 지사가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주목을 27일 철거했다. 시민단체들로부터 ‘불통’ 비판을 받은 홍준표 도정의 상징이던 나무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새 당선인이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철거했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 역시 소통을 제1 의제로 삼고 있다. 시장직 인수위원회 명칭도 소통위원회로 정했다. 그는 “울산에서 20년 넘게 특정 정당이 권력을 독점해 불공정과 반칙이 난무했다”며 “시민권익 증진과 불편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시민 신문고를 열겠다”고 말했다. 7월 2일 취임 당일에는 수주 절벽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위성욱·최은경·이은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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