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펀딩'도 등장···외신도 주목한 손흥민 병역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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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1-2로 패한 뒤 울면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1-2로 패한 뒤 울면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 첫 골의 주인공인 손흥민(26)의 병역 문제에 외신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병역을 마쳐야 할 한계 연령(28세)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손흥민은 병역법상 4급 보충역(사회복무 요원) 대상자다.

스페인 일간지 스포르트는 24일(현지시간) ‘손흥민이 군 복무를 위해서 축구 인생 2년을 놓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스포르트는 “한국의 법은 군대와 관련해 매우 엄격하다”라며 “이를 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국가를 대표한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이 국제대회 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으려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출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스포르트는 “아시안게임 우승 실패는 정점에 있는 손흥민의 커리어를 끊어놓을 것”이라면서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손흥민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복귀 대신 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더 선 역시 지난 19일 “손흥민은 2018아시안게임 혹은 2019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24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석패했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추가 시간 왼발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터트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손흥민이 번개 같은 왼발슛으로 골을 터트리면서 한국에 작은 위안거리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한국 공격수 손흥민이 추가 시간에 넣은 골은 멕시코에 뒤늦게 긴장감을 줬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람한 뒤 아쉽게 패한 한국대표팀 라커룸을 찾아 울먹이는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람한 뒤 아쉽게 패한 한국대표팀 라커룸을 찾아 울먹이는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도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정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많은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이날 라커룸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에서는 손흥민을 향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흥민 군 복무 3일 정도는 내가 해줄 의향이 있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여기에는 많은 네티즌이 “나도 가능하다”는 댓글을 달면서 ‘복무펀딩’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일종의 품앗이처럼 손흥민의 군 복무를 나눠서 대신해주자는 우스갯소리다.

이 같은 네티즌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MBC스포츠플러스가 지난 3월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2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손흥민의 입대 시기를 늦춰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응답은 44.3%였다. ‘병역을 면제시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30.9%였다. 우호적인 의견이 75.2%로, ‘형평성을 위해 어떤 특례에도 반대한다’는 응답(20.6%)의 3배가 넘는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 카잔에서 독일과 최종 3차전을 앞두고 있다. “독일전은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손흥민에게 축구 팬들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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