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난 하루가 다르게 심각|"2-3년 후엔 출퇴근도 어려울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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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림픽경기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교통문제다. 23회 LA올림픽 때도 시 당국은 교통문제로 제일 고심했다. 서울올림픽에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경기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림픽을 계기로 서울등 대도시의 교통현황과 대책을 알아본다.

<현황>
전국적으로 차량이 폭증하고있어 갖가지 교통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서울의 경우 86년 말 52만1천대였던 것이 88년 7월말에는 70만9천대로 늘었다. 교통부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이 현 추세로 예측한 자동차증가 전망에 따르면 91년 서울의 자동차수는 1백18만1천대, 96년에는 2백36만6천대로 엄청나게 늘어난다.
특히 자가용 승용차의 50%가 서울에 몰려있어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한 교통 공학적으로 잘못돼 있는 서울은 교통지옥을 면할 수 없다.
교통개발연구원의 신부용 원장은『앞으로 2∼3년 후면 서울시민이 참지 못할 만큼 교통체증이 악화될 것』이라며『그때 대책을 세우면 이미 늦다』고 경고했다.
참지 못할 정도란 연간 전국민의 1%가 교통사고로 사상하며 몇 시간씩 교통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출퇴근이 어려울 만큼 주행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가리킨다는 것.
또 도심이나 주거지의 주차시설이 완전 한계에 도달해 일부 차량은 주차가 불가능하며 영업용 차량은 교통난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된다.
일본은 58년 동경이 6시간동안 완전히 마비되는 체증이 나타나 교통문제의 심각성을 느껴 본격적인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또 서울도심은 주차빌딩 등 주차시설이 부족해 불필요한 주행으로 교통난을 가중시킨다.
이에 따라 서울 주요 간선도로 주행속도는 지난해 5월 시속 20·9km였던 것이 올 9월에는 19·2km로 떨어지는 등 하루가 다르게 교통난이 심해지고 있다.

<대책>
이번 서울올림픽은 앞으로 교통대책을 세우는데 좋은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차량운행이 갑자기 늘어났을 때 도시의 차량 흐름과 변화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올림픽 교통대책은 자가용승용차의 짝 홀수 격일 운행, 일부구간 차량운행 통제 등으로 일부시민의 불편을 전제로 했다. 짝 홀수제의 대상차량은 47만대인데 이중 90%가 참여하면 운행속도가 27·8km로 빨라진다. 이 속도는 현재의 서울 종로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비교적 소통이 잘되는 수준이다.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휴가기간 중 서울은 5만6천대의 차량감소 효과가 나타나 도심운행 속도가 20·5km에서 25·2km로 좋아졌다. 따라서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근본대책은 대중교통 수단의 확충과 질적 개선으로 승용차 운행을 억제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 91년이면 전 교통량의 49%를 차지할 승용차에 대한 대책이 가장 중요하다.
신 원장은『길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도시 교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 방법으로는 전철 망 확대, 버스운영체제 개선, 승용차와 대중교통수단의 실질적인 연계대책 등이 있다. 주요 혼잡지역의 통행료 징수는 좀더 검토할 문제다.
교통개발연구원이 조사한 장단기대책 보고서는 도시고속화도로를 개설해 도심을 통과하는 차량을 흡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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