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 실이나 혈관 확장용 스텐트 등 생분해성 인공 이식물을 쓸 때 생기는 염증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차의과학대학교의 한동근ㆍ박우람 교수와 미국 시카고대 제프리 허블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수산화마그네슘 나노입자를 이용해 생분해성 고분자 임플란트(인공이식물)로 인한 염증반응을 대폭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생체 이식 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분해돼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수술 부위 봉합, 조직 재생, 약물전달 등 다양한 의료기기ㆍ재료의 원료로 이용된다. 하지만 이들 고분자가 생체 내에서 분해되면서 산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심각한 염증반응이 유발된다는 부작용이 있다. 지금까지는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사람이 복용하는 제산제에 이용되는 수산화마그네슘(Mg(OH)2)의 pH 중화 효과에 주목했다. 이들을 나노입자 형태로 생분해성 고분자 의료기기에 첨가했다. 무독성인 수산화마그네슘 나노입자가 낮은 pH로 산성화된 조직 내 환경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조직세포가 생존하고 염증이 현저하게 억제된다. 특히 나노입자를 표면 처리해 뭉쳐지지 않은 개별 크기로 사용하면 그 효과가 크게 증가된다.
한동근 교수는 “이 연구는 생분해성 고분자 재료를 이용하는 거의 모든 기존 생체이식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원천 핵심기술로서, 사업화되면 관련 의료기기의 수입 대체 및 수출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CS 나노 5월 29일 자에 게재됐고, 미국과 한국에 관련 특허가 등록됐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