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챔피언 최경주도 미셸 위 앞에선 '빛바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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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월 4일 개막하는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하는 미셸 위(한국 이름 위성미)가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함께 참가하는 지난해 우승자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약간 뒷전으로 밀려난 인상이다. 초청료에서도 미셸 위는 최경주(30만 달러 추정)에 비해 두 배 이상인 7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GA 투어에서의 기록으로는 최경주가 한 수 위다. 미셸 위의 PGA 투어 출전 수가 2회에 불과해 통계의 오차 한계가 클 수 있지만 미셸 위의 기록은 최경주에 비해 떨어진다.

지난해 최경주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미셸 위보다 22야드 길었다. 세컨드 샷을 할 때 미셸 위보다 두 클럽 정도 짧은 채를 들었다는 얘기다. 그린 적중률도 최경주가 좋았으며, 그린에 올렸을 때 최경주는 미셸 위보다 홀에서 2.4m 정도 가깝게 붙였다. 그린 적중 때 퍼트에서도 최경주가 약간 낫다.

"남자와 싸워 이겨보겠다"고 말하지만 17세의 미셸 위는 아직은 통계상으로 PGA 투어에서 경쟁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미셸 위가 단골 출전하는 소니오픈을 3년간 중계한 J골프 박원 해설위원은 통계를 100% 신뢰하지 않았다. "소니오픈에서 최경주와 미셸 위가 드라이버로 풀스윙했을 때 거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으며 쇼트게임 능력도 미셸 위는 PGA 투어 수준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투어 카드가 보장된 최경주는 우승을 위해 과감하게 샷을 하지만 미셸 위는 여성 최초 컷 통과를 위해 소심하게 경기해 드라이버를 많이 잡지 않았다.

1월 열린 소니오픈의 기록은 이 말을 증명한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최경주와 미셸 위가 293야드와 286야드로 7야드 차이에 불과했다. 페어웨이 적중률(51.8%, 50.0%)과 그린 적중 때 퍼트 수(1.765개, 1.762개)도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샌드 세이브율(83.3%, 42.9%), 그린 적중률(72.8%, 58.3%)에서는 미셸 위가 최경주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벙커에 들어갔을 때 파나 파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확률인 샌드 세이브율의 차이는 미셸 위가 못한다기보다는 최경주가 잘해서다. 전남 완도 백사장에서 웨지가 닳도록 벙커샷 연습을 했다는 최경주는 21일 현재 샌드 세이브율 64.5%로 PGA 투어에서 2위를 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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