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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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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많은 정치학자들은 프랑스를 정치사상의 보고라고 한다. 군주제, 공화제는 물론 기본적 인권, 삼권분립, 국민주권, 사회주의, 민주독재주의, 무정부주의 등 인류사회를 움직이는 드러매틱한 실험무대가 모두 프랑스에서 연출되었다.
그뿐 아니라「잔·다르크」나 단두대, 대혁명과 쿠데타도 프랑스의 유산이며, 파리코뮌은 러시아혁명의 서막이기도 했다. 또「나폴레옹」3세의 민주독재는「히틀러」를 낳게 했고, 「소렐」의 반 의회주의는「무솔리니」를 출현시켰다.
3색 기(공화제)와 흰 백합 기(군주제)의 틈바구니에서 프랑스인 만큼 골치를 석인 국민도 없다.
오늘 우리의 사회에 이념논쟁을 몰고 온 극우·극좌의 원형인 이른바「우익」「좌익」도 그 연원을 따지면 프랑스가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일세에 의하면 1730년이래 영국 하원 의장 석에서 볼 때 오른쪽에 여당, 왼쪽에 반대파인 야당이 자리를 차지한데서 유래되었다고도 하나, 정설은 프랑스혁명 직후인 1792년 국민의회에서 왼쪽에 급진파인 자코뱅 당, 오른쪽에 온건파인 지롱드 당, 한가운데에 중간파인 마레 당이 자리를 잡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유래야 어찌 되었든 좌·우익 논은 그 후에 많은 학자들의 관심과 논란의 초점이 되었다. 가령「보부아르」여사의 저서『좌익 논』을 보면 일반적으로 좌익은 진보적, 급진적, 혁신적 (또는 혁명적), 사회주의적, 국제적 성격을 띠는 반면, 우익은 권위주의, 보수적, 반동적(또는 반혁명적), 반 사회주의적(또는 반공주의적), 초 국가주의적인 점 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우익과 좌익의 개념이나 경계가 반드시 명확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이들 학자들의 견해다.
문제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극」으로 달리는데 있다. 그런 점에서 불교의 팔정도는 오늘 우리의 정신세계에 많은 교훈을 준다.
바르게 보는 것(정견), 바르게 생각하는 것(정사), 바르게 말하는 것(정어), 바르게 행동하는 것(정업), 바르게 생활하는 것(정명), 바르게 노력하는 것(정정진), 수행목적을 바르게 마음에 두는 것(정념), 바르게 명상하는 것(정정)-. 이 8가지를 지키는 일이 바로 중도로 가는 길이라고 불타는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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