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책범위 확대 예상|「오 부장 테러」장성관련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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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앙경제신문 오홍근 사회부장 테러사건은 정보사의 사령관까지 연루된 군 특수부대의 조직범행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박철수 소령이 주범으로 알려지자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최소한 소속부 대장의 인책을 고려하다가 뒤늦게 장성 2명이 관련된 사실이 확인되자 인책범위는 더 올라가지 않겠느냐 로 고심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
군 외부, 즉 야당과 일반국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제기되어 온 이 같은 인책범위 상향문제가 심각히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박 소령 연행직 후『오 부장 기사에 울분을 느껴 한 일이고 그럴 사람은 수 없이 많다』고 까지 말하며 인책의 최소화를 주장하던 목소리는 군내에서도 급속히 찾아 든 인상. 불똥이 군 수뇌부에 튀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게 군 내부에서도 공통된 상황 판단인 듯 하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들은 김대중평민당총재의 발언을 의미 있게 분석, 오자복 국방장관을 두둔한 김 총재의 발언은 김 총재가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되는 국방장관보다 총장을 타기트로 삼으려는 의도로 ▲형식적으로는 한 단계 낮은 인책을 하는 것처럼 해「생색」을 내고 ▲현역인 총장을「거세」해 군의 개편을 유도하며 ▲군의 앞으로 행동에 쐐기를 박으려는 다목적 계산 속에 한 것 같다고 분석하며 내심 불쾌한 반응.
한편 이종구 육군참모총장은 사건발생직 후 정보 사 조사를 지시했고, 박소령 검거 후 이진백 사령관을 불러『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느냐』고 호통을 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다는 것.
오 국방장관이 28일 저녁 청와대대책회의 등에 참석한 이후부터 국방부 주변에서는 사건수사에 큰 진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긴장이 감돌았으나 고위관계자들은 29일 아침까지도 애써「평상」을 강조하는 거동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들은 『전모가 밝혀지는 대로 공개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주문하면서『군을 이렇게까지 몰아 불이면 군의 사기저하가 우려되고 이렇게 되면 더 큰일이 아니겠느냐』고 간곡히 당부하기도.
오 부장수사가 긴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도 일요일인 28일 오 국방 등 군 간부들은 골프를 치는 등 외견상으로는 평온한 휴일을 보내는 여유(?). 그러나 골프가 끝난 뒤 오후6시 긴급 소집된 청와대당정협의에서「철저 수사·조속 매듭」방침을 재확인. 또 육본헌법감등은 수사진척 상황을 상부에 보고하면서 부산한 분위기.
한 관계자는 오자복국방장관등 군 수뇌부가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 자체가 사건과 무관함을 말해 주는 것이라면서 『엄정한 수사를 지시해 놓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 고 말하기도.
육본에는 총장 비서실장이 나와 수사진행을 챙겼으나 이·권 준장 관련문제 등 수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
수사가 진행되면서 군 관계자들은 오 부장의「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에 새삼 분통을 터뜨리면서 『편견을 갖고 일방적으로 군을 매도했다』고 성토. 군 관계자들은『그런 내용에 화를 안낼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모든 것에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있게 마련인데 부정적인 것만 부각시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항변하는 등 거의 일치(?)된 반응.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베일에 감춰진 정보 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집중.
오자복 국방장관은 26일 국방위에서 정보 사는『적국 및 가상적국에 대한 첩보수집·각종 정보 임무지원·항공사진의 해석배포·적국의 전술교리 연구 및 분석 등을 주임무로 하는 군 정보기관』이라고 설명.
군 주변에서는 그 업무성격상 가장 「은폐」되어야 할 정보사가 이번 사건으로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그 구성·기능 등이 일반에 노출되고 회자됨으로써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겠느냐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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