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씨네 3대 뚱보’ 진쌍팡 검색 전면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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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두에서 검색되지 않는 ‘진싼팡’. [사진 바이두 화면 캡처]

중국 바이두에서 검색되지 않는 ‘진싼팡’. [사진 바이두 화면 캡처]

중국 당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하하는 ‘진싼팡(金三胖ㆍ김씨네 3대 뚱보)’이라는 검색어와 부정적인 기사를 전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싼팡’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을 ‘뚱보’로 비하한 표현이다.

이는 최근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하며 적극적으로 북한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로 파악된다. 북한과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중국 내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7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는 ‘진싼팡’이라는 용어가 최근 들어 완전히 사라졌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진싼팡’으로 검색하면 수십여 건의 관련 글이 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3대 뚱보’로 비하하는 ‘싼팡’ 또는 ‘진싼팡’이란 별명으로 부르고 있어 북한 당국은 지난해 수차례 이에 대해 항의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과 북·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진싼팡이라는 호칭이 검색어에서 풀리기도 했으나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만난 뒤 이 용어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도 ‘진싼팡’이란 용어 자체가 검색되지 않는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많이 게재하도록 관영 매체에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도 상당수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노력은 북·중 정상회담이 올 들어 두 번이나 개최되며 양국이 관계를 복원한 데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형성될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장에 중국이 참석하려면 중국이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까지 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한 중국 내 반감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과도한 대북 우호 여론을 보면 이런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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