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자유화 후 달라진 모습 |회갑 경비 줄여 외국 관광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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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외 여행 자유화 조치가 점차 확대되면서 해외관광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년 1월부터 40세 이상, 그리고 지난 7월1일부터는 3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해외관광 여행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내국인 단체 관광만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여행사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각 여행사들은 패키지 상품의 개발 등 시장선정을 위한 광고·판촉전이 치열하다.
올 들어 7월까지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여권을 발급 받은 사람은 7만6킨 여 명(외무부 통계) 으로 작년 동기(4천6백34 명)보다 무려 16배가 늘어났으며, 7월 한 달 동안만 해도 1만9천7백 여 명이 관광용 여권을 발급 받았다.
이와 함께 해외 관광객 모집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관광회사들도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전담 여행사 1백인 개를 포함, 모두 3백2개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67개 사가 늘어났다. 이들 여행사에서는 일본·대만코스 등 모두 3백 여 종의 패키지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는데 1인당 35만 여 원에서 1백만 원의 비용으로 해외관광을 즐길 수 있는 동남아 단기코스 (4∼m일)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생활 여유가 생긴 중산층이 부모의 회갑 등 잔치에 드는 비용을 줄여 해외로 효도관광을 보내드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직장인의 휴가 일수도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해외 나들이는 더욱 늘어날 전망.
해외여행 자유화 50여 일을 넘기면서 해외관광의 종류 등 달라진 모습을 알아본다.

<관광상품>
각 여행사가 마련해 놓고있는 패키지 상품
3백 여 개 중 동남아 여행이 2백 여 종으로 가장 많고 유럽 50, 미국 ⑾여 개 등의 순이다. 경비는 여행사마다 다소 차이가 나고 여정이나 여행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 패키지 상품의 평균요금(항공료 포함 1일 기준)은▲대만 코스가 13만7천 원▲일본 18만6천 원▲동남아 14만7천 원▲미국 17만8천 원▲유럽 16만4천 원▲중남미 21만 원 선이다. 특히 일본·동남아 등 한국인이 즐겨 찾는 곳은 이용하는 호텔 서비스 등에 따라 여행사마다 큰 가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여행사를 선정하기에 앞서 한국 관광협회((757)0211)에 연락, 해외상품 구입요령 등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
현재 개발된 상품을 살펴보면 셋방 여행사의「아리랑 하이라이트」(16개 코스),한진 관광의 「KAL월드」(33개 코스),대한 여행사의「점보투어」(18개 코스), 롯데관광의「패밀리투어」 (12개 코스)등 일일이 소개할 수 없을 정도. 관광협회에서는 현재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 는 관광회사들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해외여행 자율위원회」를 구성, 요금을 심의키로 하는 한편,「소비자 고발센터」를 설치, 여행자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다.
한편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으나 단체 여행의 경우 비용이 30∼40% 싸게 들고 안내자가 있어 언어장벽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사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게 여행사 직원들의 이야기.

<반입 물품>
친지에게 나눠 줄 선물용으로 전기 밥솥 등 전자제품을 한 꾸러미 씩 들고 들어오던 시절은 옛날 얘기. 국산품의 품질이 워낙 향상된 데다 엔고의 영향으로 일제상품을 사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선물을 해야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사람도 남대문 시장을 찾아 값싼 외제 품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김포 세관 직원들은『여행 후 친지들에게 줄 선물은 물품이 아니라 외국을 직접 여행하면서 듣고 본 각국의 역사·문화를 들려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져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여행이 이제는 일부 특권층이나 돈 많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계층이 기회만 닿으면 즐길 수 있도록 보편화됨에 따라 여행자의 짐 보따리도 많이 가벼워졌다는 얘기다.

<여권 창구>
외무부 여권 발급 창구에는 요즘 하루에 2천 여 명 씩 해외 여행용 여권을 발급 받기 위해 몰려든다. 6월까지는 하루 평균 2백80 여 명이 찾아왔으나 여행 자유화가 대폭 확대되고 휴가철이 경친 7월부터는 하루에 6백50여명씩 줄을 이어 큰 혼잡을 이루고 있다.<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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