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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관념·근심·걱정·스트레스 |신경성 피부염의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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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여름이 서서히 물러가면서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 본격적인 수험준비를 서두르는 계
절로 접어들었다. 학업과 부모의 성화에 시달리는 일부 중·고교생과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쉬운 여성들에게 신경성 피부염이 부쩍 늘고 있다.
가톨릭 의대 허원 교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는 『피부란 인간의 감정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으로 이 같은 신경성 피부염환자는 성모병원의 경우 피부과 외래환자의 30%나 될 정도로 많다』고 밝혔다.
연세대의대 박윤기 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는 정신적인 긴장·스트레스·갈등·근심·걱정이 누적되면 일정부위에 수년간 만성적·반복적으로 이 같은 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과 화끈거림. 전신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지만 중년여성의 경우 주로 눈이나 목 주위에 심하며 남자는 팔다리나 손등·팔꿈치·팔목·손목 등 사지부위와 배 옆구리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화장품이나 음식물에 의한 알레르기로 가볍게 생각해 버리기도 하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
심하게 가렵기 때문에 계속 굵게되고 긁으면 더 가려워 또 긁게되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만성화되어 간다.
2차적인 피부변화가 오기 때문에 신경성 피부염을 접촉성 피부염·아토피성 피부염 등과 함께 습진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이 같은 증세는 야외에 나가 찬바람을 쐬거나 피부가 햇볕에 노출됨으로써 더 심해지는 수도 있으며 취침전이나 휴식 시에 발생하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의대 피부과 은희철 교수는 계속적인 가려움으로 피부가 두터워지고 벗겨지며 때로는 색소 침착으로 피부가 거무튀튀하게 변하는 수가 있으며 재발이 잘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경성 피부염은 환자의 성격이나 정서적 불안 등이 중요한 유발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신경질적인 지식층, 강박관념이 심한 사람, 공격적인 사람, 성격이 급한 사람이나 중년부인에게 많다.
허 교수는 남편이 실직 당한 경우, 이사나 자녀의 결혼 등 큰 일이 있을 때, 걱정이 많을 때 심해지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험걱정을 많이 하게되는 중·고생도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것은 부모가 신경질적이거나 성격에 대한 간섭이 심한 가정의 학생일수록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즉 청소년의 신경성 피부염은 부모의 성격이나 태도와도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심한 가려움증은 환자의 수면이나 정신집중을 방해하고 그 증세에 집착하게 함으로써 일상생활이나 학교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이 때문에 학교를 쉬는 경우까지도 있다고 한다.
은 교수는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가려운 부위를 굵거나 문지르지 않아야 하며 대증적으로 증상의 정도에 따라 부신피질호르몬제·신경안정제·항히스타민제 등을 투여하거나 병소 부위에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요법을 시행하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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