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서 외롭게 88붐 조성 |니제르 복싱감독 조형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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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올림픽에 출전할 아프리카 빈국 니제르선수단이 한 한국인 태권도사범의 헌신적인 지도로 외국선수단 중 가장 긴 전지훈련을 벌이고 있다.
오지니제르에서 태권도를 보급해오다 서울올림픽 출전에 대비, 귀국한 조형구(조형구·37)사범.
조 사범은 지난 7월초 서울올림픽 출전 국 중 가장 먼저 니제르선수단(복싱4·태권도2명)을 이끌고 입국한 뒤 친척집·여관 등을 전전하며 1달 반 가량 합숙훈련을 실시해 오고있다.
『서울의 날씨가 니제르와는 달리 더우면서도 습기가 많아 선수들이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올림픽에 비해 니제르 정부의 관심이 커 선수들의 사기도 높습니다.』
니제르의 선수 층이 얇아 같은 격투기 종목인 복싱의 감독도 경임하고 있는 조 사범은 매일 한국화약체육관(복싱)과 국기원(태권도)을 오가며 선수지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니제르가 어느 국가보다 먼저한국에 온 것은 그 동안 조 사범이 이 나라에서 외롭게 조성해온 서울올림픽 붐의 결과.
지난83년 니제르에 진출한 조 사범은 수도 니아메에서 군인·경찰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매년 개최한 태권도대회를 통해 한국소개·서울올림픽 홍보에 더 열을 올렸다.
그 결과 니제르는 올림픽출전사상 처음으로 서울올림픽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솔리대리티 기금으로 출전비 (항공료와 선수촌 비)를 대주는 8명·상한선을 넘어서 12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게 됐다. 니제르사상 최초로 자기 돈을 내고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이다.
이번 복싱·태권도 팀의 한국전지훈련도 니제르당국의 특별배려로 「코투비」니아메시장이 1백30만원의 사비를 털어 비용을 마련해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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