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한국 경제가 여전히 명확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생산과 건설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통계청이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2016년 11월(1.6%)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체 산업생산은 2월과 3월, 2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증가로 반전했다.
반도체(9.9%), 자동차(6.7%) 생산이 많이 늘어나 광공업이 3.4%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했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2.2%포인트 상승한 72.5%로 다소 회복됐다. 하지만 제조업 재고가 전월 대비 1.3% 늘어난 것은 불안 요인이었다. 서비스업은 보합세였다.
2개월 연속 감소했던 건설기성도 4.4% 증가로 반전했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토목(-5.6%)은 감소했지만, 건축(8.1%) 공사 실적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3개월 연속 증가했던 소매판매(소비)는 4월 들어 1% 감소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1.2%)는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6.0%)가 줄어든 탓이다. 3월에 7%대 급감했던 설비투자는 4월에도 3.3% 감소하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2.1%) 투자는 증가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17.4%) 투자가 많이 줄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고,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