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하는 美…'태평양사령부' 이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들이 해상훈련에서 기동을 하고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을 가진 7함대도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다. [사진 태평양사령부]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들이 해상훈련에서 기동을 하고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을 가진 7함대도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다. [사진 태평양사령부]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하와이 본부에서 열린 태평양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명칭 변경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태평양과 인도양 동맹국들의 관계가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인도양과 태평양 간 커지는 연결성을 인식한 데 따라 태평양사령부의 이름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꾼다”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도 “미 국방부에서 커지고 있는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뤄진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인도 동쪽부터 미 대륙 연안을 제외한 태평양까지 가장 광대한 지역을 담당하는 미국의 해외 주둔군이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를 포함한 태평양 사령부에는 약 37만 5000명의 병력이 배속돼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태평양사령부의 이름에 ‘인도’를 붙인 것은 지난해 10월 동북아시아·호주·인도 지역을 통칭하던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용어를 ‘인도·태평양’으로 대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공외교 전략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특히 명칭 결정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2016년 미국이 인도와 군수와 해양 정보 등을 공유하는 국방협력 강화에 합의한 것도 대(對)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전략적 목표하에 이뤄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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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미 태평양 사령관직에서 물러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도 이임사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집중적인 개입과 참여가 없다면 중국은 아시아에서 패권의 꿈을 실현할 것”이라며 “우리는 협력해야 할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하지만, 맞서야 하는 부분에선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당면한 위협”이라며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탑재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리스 지명자는 지난 18일 주한 미국대사에 공식 지명됐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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