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우편 자료 172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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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진기홍 옹

▶ ‘대조선국우정규칙’ 등 우정 관련 사료.

우리나라 근대 우편의 효시가 된 우정총국의 설립 취지와 운영 규칙 등을 담은 '대조선국우정규칙(大朝鮮國郵征規則)'과 우정총국을 창설한 홍영식 선생의 친필 시문 등 진귀한 자료가 공개된다.

1960년 광주체신청장을 지낸 진기홍(91)옹은 21일 평생 수집해온 172점의 희귀 정보통신 관련 자료를 우정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진영 국회의원의 부친인 진옹은 22일 서울 정보통신부에서 열리는 제50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자료를 진대제 정통부 장관에게 전달한다. 정통부는 8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 특별전시관을 마련하고 자료 일체를 공개할 계획이다.

진옹이 기증한 자료 중 '대조선국우정규칙'은 1884년 우정총국 설립의 기초가 된 문건으로 정통부는 우정 관련 자료 중 가장 귀중한 자료로 보고 있다.

또 1905년 일제가 을사보호조약을 계기로 조선의 통신권을 박탈한 과정을 담은 자료와 1884년 우정총국의 일본인 고문이 인천우정분국에 근무하던 월남 이상재(당시 주사)선생에게 보낸 우정총국 창설 축하 편지 등도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초대 우정총국 총판이었던 홍영식 선생이 김옥균의 설득을 받아들여 개혁 운동에 나서면서 지은 친필 시문과 1894년 동학혁명 때 전라감사에게 전달된 전보 등은 구한말 격동기의 정세를 엿볼 수 있는 사료다.

1940년 1월 발간된 우정국 내 월간지인 '조선체신'에는 "여성 교환원이 남성에 비해 상냥하고 일도 잘하지만 월급이 남자 직원의 3분의 2에 불과하다"며 남녀 차별을 성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조선 총독이 이 기사를 읽는 바람에 이 기사는 큰 파문을 일으켰고, 이후 여성 교환원의 월급이 인상됐다고 한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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