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남 모란시장, '개고기의 메카' 오명 벗을까

중앙일보

입력

2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청 직원들이 모란시장 안에 마지막 개 도축 시설을 강제 철거하고 있다. [사진 성남시청 제공]

2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청 직원들이 모란시장 안에 마지막 개 도축 시설을 강제 철거하고 있다. [사진 성남시청 제공]

성남 모란시장에 남아있던 개 도축시설이 25일 강제 철거됐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10시 공무원 40여 명을 동원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내 '○○축산'이 근린생활시설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설치·운영해온 35㎡의 천막 건축물과 도축시설 58.24㎡를 철거했다. 이곳에는 개의 피를 뽑고 털을 처리하는 등 도축 작업 시설이 불법 설치돼 있었다.

모란시장의 개고기 취급 업소는 1960년대 시장이 생기면서 함께 들어섰다. 여름 삼복에는 개고기를 찾는 손님이 몰려 교통체증이 생길 정도로 '개고기'의 중심지로 꼽혔다. 2001년 기준으로 살아있는 개 진열·도축해 판매하는 업체가 54곳이었다. 지난해까지 22개 업체가 한 해 평균 8만 마리의 개를 도축·거래했다. 개를 철창에 진열하고 천장에 매달아 소음과 악취가 발생해 지역 주민과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거셌다.

전국 최대 개 시장으로 꼽혔던 성남 모란시장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개 도축시설이 25일 철거됐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중원구 공무원 등 43명을 동원해 A축산이 불법으로 설치해 운영 중인 가설건축물 (몽골 천막·35㎡)과 도축시설(58.24㎡)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했다. [성남시 제공=연합뉴스]

전국 최대 개 시장으로 꼽혔던 성남 모란시장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개 도축시설이 25일 철거됐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중원구 공무원 등 43명을 동원해 A축산이 불법으로 설치해 운영 중인 가설건축물 (몽골 천막·35㎡)과 도축시설(58.24㎡)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했다. [성남시 제공=연합뉴스]

성남시와 모란가축시장상인회는 2016년 말 '모란시장 환경 정비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시설을 줄여 나갔다. 업종 전환 업소에 비 가림 시설, 옥외영업 허용, 업종 전환금 지원,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남은 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현재는 일반음식점 3곳, 육류 도·소매업소 1곳, 건강원 등이 남아있다. 성남시는 개고기 유통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성남시는 수정구 태평동 부근 개 도살장 도축부지도 축소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잦은 논란을 불렀던 '개 식용 문화'는 월드컵, 올림픽 등이 국제 대회가 개최될 때마다 함께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개고기 소비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크게 줄었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개고기 반대' 릴레이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 근처에서 개고기 식용반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PA]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 근처에서 개고기 식용반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PA]

관련기사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