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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C조] 남미의 변방 설움 털려는 '잉카의 후예' 페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페루 축구대표팀. [AP=연합뉴스]

페루 축구대표팀. [AP=연합뉴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러시아월드컵] C조 전력분석- 페루

소속대륙 : 남미
FIFA랭킹 : 11위(6월 기준)
월드컵 최고 성적: 8강(1970)
감독 : 리카르도 가레카(아르헨티나)

[조별리그 일정]
6월17일 오전1시 vs 덴마크(사란스크)
6월22일 0시  vs 프랑스(예카테린부르크)
6월26일 오후 11시 vs 호주(소치)

[예상 포메이션 4-2-3-1]

              게레로

플로레스    쿠에바     카릴로

       요툰      타피아

트라우코  로드리게스  라모스   코르소

            GK가예세

[최종 엔트리(23명)]
FW: 파올로 우르타도(비토리아 데 기마라에스), 앤디 폴로(포틀랜드 팀버스), 안드레 카릴로(왓포드), 라울 루이디아스(모렐라), 헤페르손 파르판(로코모티브 모스크바)
MF : 페드로 아퀴노(로보스 BUAP), 윌메르 카르타헤나(베라크루즈), 크리스티안 쿠에바(상파울루), 에디손 플로레스(올보르), 레나도 타피아(페예노르트), 요시마르 요툰(올랜도 시티)
DF:  루이스 아브람(벨레스 사르스필드), 루이스 아드빈쿨라(로보스 BUAP), 미겔 아라우조(알리안사 리마), 알도 코르소(우니베르시타리오 데 데포르테스), 크리스티안 라모스(베라크루즈), 알베르토 로드리게스(주니오르 바란퀴야), 안데르손 산타마리아(푸에블라), 미겔 트라우코(플라멩구)
GK : 파울로 게레로(플라멩구), 페드로 가예세(베라크루즈), 호세 카르바요(UTC), 카를로스 카세다(데포르티보 무니시팔)

지난해 11월 16일 러시아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페루 선수들.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6일 러시아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페루 선수들. [AP=연합뉴스]

리카르도 가레카 페루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리카르도 가레카 페루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36년만에 받은 월드컵 초대장, 에이스의 부재 '숙제'

페루는 그동안 남미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하고 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것도 1930년, 1970년, 1978년, 1982년 등 4차례가 전부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초반 6경기에서 페루는 1승1무4패로 부진해 험난한 여정을 이어갔다.

그러나 페루대표팀의 리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에디손 플로레스(24), 페드로 아키노(23) 등 젊은 피 수혈을 통해 대표팀 내 변화를 시도했다. 이는 거짓말같은 반전을 이뤄내는 계기로 이어졌다. 이후 11경기에서 5승4무2패를 거둔 페루는 남미 예선 5위로 대륙간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어 오세아니아 1위 뉴질랜드와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에서 1승1무를 거두면서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월드컵 진출을 확정짓자 페루 전역에선 축제 분위기였고, 한 지진 감지 애플리케이션은 페루 수도 리마에 '지진이 감지됐다'고 알렸다가 사람들의 환호에 알람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알려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페루의 전술은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이다. 플로레스, 쿠에바, 카리요 등 2선 공격수들이 역습 기회를 만들면 빠르게 전진하면서 기회를 만든다. 이들 중에선 중거리 슈팅의 능력을 갖춘 선수도 있다. 지역방어를 기반으로 뒷공간을 내주지 않는 포백 수비 라인도 두터운 편이다.

그러나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페루의 고민은 깊은 편이다. 주공격수였던 파올로 게레로(34)가 우여곡절을 겪어 힘겹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A매치 86경기 32골을 기록한 게레로는 지난해 10월 남미 예선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뒤에 도핑 테스트를 한 결과, 코카인 성분을 복용했단 사실이 적발돼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12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게레로의 제소를 받아들여 징계 기간이 6개월로 경감돼 월드컵 출전 길이 열릴 듯 했지만 WADA가 FIFA의 결정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CAS는 WADA의 제소를 받아들여 게레로의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14개월로 확정했다. 그러나 게레로는 다시 스위스연방대법원에 항소를 제기했고, 대법원은 FIFA의 징계를 동결하는 대신 CAS가 내린 징계에 대해 월드컵이 끝난 뒤에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 이 때문에 게레로는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확실한 주득점원이 가세한 건 반갑지만, 그동안 부족했던 실전 경험이 관건이다.

헤페르손 파르판. [AP=연합뉴스]

헤페르손 파르판. [AP=연합뉴스]

박지성의 옛 동료, 이제는 페루의 정신적 지주로…

헤페르손 파르판
포지션: 공격수
생년월일: 1984년 10월 26일
체격: 1m78cm 71kg
소속팀: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러시아)

한국 팬들에겐 박지성, 이영표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뛸 때, 어린 팀 동료로 알려졌던 선수다. 당시 20세 초반이었던 파르판은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긴 베테랑급 선수가 됐다. 그리고 그 나이에 '조국' 페루의 36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끄는 역할을 해냈다.

알리안차 리마(페루)에서 유소년 팀과 성인 무대 데뷔를 했던 파르판은 에인트호번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2004-2005 시즌 네덜란드 무대로 옮겼다. 두 번째 시즌인 2005-2006 시즌 26골을 터뜨리면서 마침내 기량이 폭발한 파르판은 2008-2009 시즌엔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로 옮겨 7시즌 통산 228경기 53골의 준수한 기록을 남기고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넓은 반경의 왕성한 활동량과 골 결정력을 갖춘 파르판은 유럽 무대에서 나름대로 인상을 남긴 선수였다. 2015-2016 시즌 아랍에미리트 알 자지라에서 두 시즌을 뛴 파르판은 2017-2018 시즌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다.

페루 축구대표팀 선수 중에선 가장 많은 A매치 출장 기록(81경기)을 소화했다. 그에 맞는 활약을 펼친 게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와의 러시아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 때였다. 당시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페루는 2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27분 파르판의 선제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파르판은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찔러준 패스를 박스 안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페루대표팀의 최고참으로, 이번 월드컵에선 '주득점원' 게레로의 공백과 그에 따른 정신적인 무장을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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