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축제 분위기…이란은 침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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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케야르」유엔사무총장의 이란-이라크 전쟁 휴전일자발표 후 이라크는 전승분위기에 싸여 축제무드 일색이었으나 이란은 안도감과 불안이 교차되는 반응을 보이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
종전소식이 전해지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민들은 거리에 쏟아져 나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으며 하늘엔 폭죽과 기관총사격이 난비했다.
대통령궁은 종전을 기념하기 위해 9일부터 3일간을 임시공휴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라디오와 TV방송은 승전가를 계속 내보냈으며 시민들은 집안에서 남비·프라이팬 등을 들고 나와 두드리고 이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라크관영 INA통신은 처음엔 종전사실을 논평 없이 짤막하게 보도했으나 곧이어『아랍인과 전 세계인은「오늘의 승리를 기뻐하라』는 전 세계인을 향한 송전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이라크군 총사령부는 환호하는 국민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여러분들의 눈을 적으로부터 떼지 말고 조국을 확실히 지키라』고 촉구했다.
총사령부는 이어『모든 아랍인들은 오늘을 여러분의 날로 기뻐하라』고 말하고, 성전에 목숨을 바친 이라크군 순교자들, 그리고 이라크와의 전쟁을 거부한 모든 이란인 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란>
휴전일자 발표 후 이란국영 TV및 라디오 방송들은 아직도 이라크의 진정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발표를 동시에 보도했으며 이란 국민들도 안도감과 불안 및 불신이 교차된 반응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유엔 안보리의 598호 종전결의안이 통과 된지 1년 후인 지난 7월 18일 왜 이란 지도부가 이를 수락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란의 한 중년남자는 적어도 1백만명이 죽고 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잃은 후『결국 이라크 대통령「후세인」과 종전 동의를 해야하다니 도대체 8년 전쟁의 의미는 무엇인가』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이란의 일부 국민들은 이란·이라크 양국 국경선이 1천 3백여km나 되는데 어떻게 겨우 3백 50여명의 유엔 감시단이 국경선 침범여부를 지켜볼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
특히 이란 외무성 산하 외교아카데미 부원장「알리레즈·데힘」박사는 양국의 국경을 표시했던 5백 70개의 표지들이 이라크에 의해 제거됐던 만큼 유엔군에 의해 다시 검색돼야한다고 주장.
【외신종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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