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씨가 최근 경찰에서 “지난해 대선 전에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소개로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사 최종 책임자인 이철성 경찰청장은 21일 송 비서관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경찰 간 사전 교감에 따른 것인지,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경찰청장이 부실 보고한 것인지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이 특검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부실보고·부실수사 의혹 #야당 “청와대·경찰 교감 의심”
드루킹 측 관계자는 22일 “지난주 드루킹이 경찰 접견조사 도중 송 비서관 관련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21일 드루킹을 접견한 오모 변호사도 “드루킹이 ‘경찰에 송 비서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며 “금요일 오전 접견까지 그런 말이 없었는데 당일 오후 조사에서 진술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관계자를 종합하면 드루킹은 송 비서관을 대선 전에 네 차례 만나고 두 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200만원을 전달한 사실도 진술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경찰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모른다.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민주당댓글공작진상조사단장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가 한 달 전 파악한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커넥션을 경찰청장이 몰랐다고 발표하는 건 입맞춤이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며 “청와대와 경찰 간 물밑 교감이 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준영·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