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에도 보안장치 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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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복사만 하는 기계는 이미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후지제록스의 아리마 토시오(64.사진) 사장은 "복사기는 디지털화.컬러화.네트워크화라는 세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며 "기술 투자를 통해 이런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보안솔루션 같은 새 비지니스 모델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프린터나 복합기를 통해 기업 정보 유출을 막는 게 보안 솔루션의 핵심이다. 나아가 기업 내부의 인트라넷이 프린터.복합기와 효과적으로 연결되게 돕는 것도 솔루션 비지니스의 일종이다. 한국 후지제록스는 지난해 국민은행과 ING생명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다. "가령 회사 PC에서 인쇄 작업을 할 때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작업자가 보안코드를 입력하게끔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안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후지제록스는 지난해 매출(1조 292억엔)의 8%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 별로 분업화도 추진했다. 일본은 고도 기술이 필요한 부품을, 중국은 부품 조립을 맡았다. 한국의 인천 공장에선 복사기 주변기기를 주로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주력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조직의 군살을 빼기 위해서 부서의 40%를 없애고 직급을 9단계에서 4~5단계로 줄였다"고 말했다. 경영 개혁을 위한 특별 팀이 11개나 가동된다. 이런 혁신노력으로 2004년 이후 연간 7% 정도의 생산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아리마 사장은 1967년 후지제록스의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2002년 사장이 됐다. 그는 "세상과 고객에 도움을 주자는 회사 이념이 내 구미에 맞아서 그런지 열성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후지 제록스는 태국에 카트리지 재활용 공장을 세우고(97년), 1만3000명의 임직원이 월급의 일부를 사회공헌 사업에 내놓는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한다.

1962년 일본 후지필름과 미국의 복사기 제조회사 제록스가 합작해 세운 후지제록스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컬러복합기 시장에서 1위(판매 대수 기준)를 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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