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부터 김성태까지…정치인 단식투쟁사

중앙일보

입력

왼쪽부터 단식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뉴스1]

왼쪽부터 단식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뉴스1]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섰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 8일째인 지난 11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이날 오후 병원에서 제공된 죽으로 단식 이후 첫 식사를 했다. 단식은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투쟁 방식이다. 한국 정치인들의 단식 투쟁사를 알아보자.

YS 23일 단식

단식투쟁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 국가기록원]

단식투쟁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 국가기록원]

정치인 단식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1983년 단식 농성이다. 가택연금 중이던 그는 83년 5월 18일부터 5·18 민주화 운동 3주년을 기념해 ▶구속 인사 전원 석방 ▶해금·해직 교수 및 근로자와 제적 학생 복직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서울대병원에 입원시켰으나 단식은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재야인사들 권유로 단식 23일째 되는 날 단식을 멈춘다. 이 단식은 민주화 세력의 응집이 이뤄지는 기폭제가 됐다.

DJ 13일 단식 

단식으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단식으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정권 당시인 90년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하며 2주 가까이 단식투쟁을 했다. 단식 사흘 만에 당시 여당 대표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를 찾아왔다. 김 전 대통령은 13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고 지방자치를 반대하던 정부와 여당은 논의에 들어갔다. 그의 단식을 계기로 그해 12월 지방자치 실시가 최종 합의됐으며, 다음 해인 91년 지방선거·기초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자치제 도입이 본격화됐다.

文 10일 단식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문재인 당시 의원. [연합뉴스]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문재인 당시 의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도 야당 의원 시절 곡기를 끊은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인 2014년 8월 19일 단식에 들어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지 37일째 되는 날 동조 단식을 함께한 것이다. 당시 그는 "세월호 비극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 유민 아빠가 단식을 중단하면 저도 돌아가서 특별법을 더 잘 만드는 일에 합류하겠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은 김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단식을 말리려고 단식에 들어간 것이니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건강 상태는 어떻냐'는 질문에 "단식 10일째인데 체력이 떨어졌고 기운도 없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답했다.

27일간 단식농성 벌인 현애자 의원. [연합뉴스]

27일간 단식농성 벌인 현애자 의원. [연합뉴스]

정치인 최장 단식은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현 전 의원은 2007년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6월 7일부터 27일간 단식 농성을 했었다. 당시 그는 체중이 11㎏ 줄어드는 등 건강이 악화해 단식을 중단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