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보다 EQ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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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 능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이성, 다른 하나는 정서다. 이성지수IQ(IQ:Intelligence Quotient)는 합리적 사고 능력을 말하며 IQ 테스트를 통해 기억력.언어력.공간지각력.수리력 등을 측정한다. 반면 감성지수 EQ(EQ:Emotional Quotient)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하며 인내심.절제.용기 등이 포함된다.

루스벨트.링컨 대통령 등 정치가들과 모차르트.피카소 같은 유명한 예술가 중에는 높은 감성지수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이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1990년대만 해도 IQ를 중시하는 풍조가 지배적이었다. IQ는 한 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로 쓰였고, 마치 개인의 운명을 평생 좌우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상에 의해 IQ 중시 풍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예컨대 '높은 IQ를 가진 사람이 입시나 사업에 실패하고, 평범한 IQ를 가진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들이 그것이다. 현재는 그 이유를 감성지능의 차이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사람이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다니엘 골먼이다. 1995년 골먼 박사는 자신의 저서 'Emotional Intelligence(감성 지능)' 에서 새로운 시대에는 IQ 가 아닌 EQ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골먼 박사는 근거로 '감성은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느낌은 본래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대응책을 바로 내놓는다. 감성지능은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사회가 더욱 복잡하게 분화되는 요즘, 감성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성지수는 IQ보다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자들은 EQ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감성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며 활용해보는 실제적인 체험(직접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피아노를 배우려면 피아노를 직접 쳐봐야 하는 것처럼, 감성 능력을 높이려면 정서 조절과 표현의 체험을 해야 하며 연습과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EQ가 높은 사람은 갈등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감정적 대응을 자제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과 공감함으로써 이해한다는 것이다.

IQ는 인간의 지적능력을 측정하지만 EQ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전반적인 능력을 측정한다. 사회적 능력과 감성 능력을 측정하는 EQ는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성공을 80%까지 예측해 낼 수 있다. EQ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심리학자들은 "취직은 IQ에 의해, 승진은 EQ에 의해 좌우된다 (IQ gets you hired, but EQ gets you promoted) "고 주장한다.

교육학자들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학교를 중퇴할 확률이 평균보다 8배나 높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유아기부터 EQ를 키우는 감성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감성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삶의 의미를 갖게 해준다. 또 타인과의 관계를 두텁게 하며, 용기와 지혜로 일상의 어려움을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위즈아일랜드 감성놀이연구소 이혜성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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