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일희망재단, 루게릭요양병원 건립 부지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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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희망재단(공동대표 박승일, 션)이 ‘루게릭요양병원’ 건립 부지 약 3306㎡를 경기도 용인에 마련했다. 지난 2011년 국내 약 3000여 명의 루게릭병 환우와 그 가족들의 소망인 요양병원 건립을 목표로 재단이 설립된 지 7년만이다.

글자판을 사용 중인 승일희망재단 박승일 공동대표. [사진 승일희망재단]

글자판을 사용 중인 승일희망재단 박승일 공동대표. [사진 승일희망재단]

승일희망재단은 지난해 말까지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위드아이스 기부상품 판매, 루게릭 희망콘서트 등을 통해 약 40억원을 모금했으며, 이 중 21억여 원을 부지 매입에 사용하고 등기이전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병원 건립 부지는 환경과 대학병원 접근성, 교통 편리성 등 루게릭병 환우의 치료와 간병에 적합한 입지 요건을 다각적으로 고려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루게릭병은 인지 능력과 감각은 그대로지만 온몸의 운동신경이 소멸해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중증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간병의 어려움이 극심하다. 힘겹게 눈을 깜빡여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완성하는 글자판으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은 짧은 문장 하나를 완성하는데도 10여 분이 걸려 일반 환우보다 더욱 많은 인내심으로 전문적인 케어가 요구된다.

하지만 국내에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전문적인 루게릭요양병원이 없어 환우 가족들은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포기한 채 직접 간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치료 방법이 없어 많은 환우가 장기간 투병하는 동안 그 가정은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건설될 루게릭 요양병원 조감도. [사진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경기도 용인에 건설될 루게릭 요양병원 조감도. [사진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인 가수 션은 “루게릭병의 특수성을 고려한 국가적, 사회적 지원대책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 루게릭병 환우와 가정을 위한 요양병원은 분명히 환우와 가족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막연한 희망으로 존재했던 병원 건립이 이제 부지 매입으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나갈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앞으로도 건립비 등 40억 원 이상의 기금을 더 마련해야 하고,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 등 풀어야 할 숙제와 어려움이 많지만 지금까지처럼 루게릭병 환우들의 절망적인 삶에 반드시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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