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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파 '으쓱' 중진들 '머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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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의 '중진 물갈이론'과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창당에 대한 중앙일보 여론조사(본지 9일자 1,4면)가 양당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60세 이상 용퇴론''5.6공(共)인사 물갈이론'에 대해 각각 55.9%, 65.8%의 지지가 나오자 한나라당 소장파는 의기양양해 했다. 중진의 다수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추석연휴 이후 물갈이론이 더욱 확산될까봐 우려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창당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64.8%)가 '공감한다'(30.3%)를 압도하자 당 사수파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신당파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나라당 물갈이 문제와 관련, '5,6공 인사 퇴진론'을 제기한 초선 오세훈 의원은 9일 "여론이 우리 편임을 확인한 이상 더욱 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의 남경필 의원도 "물갈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이 드러났다"며 "추석연휴가 끝나고 나면 지지세를 본격적으로 규합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5.6공 출신인 김용갑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바꾸자' 물으면 그 정도의 찬성은 늘 나온다"며 "조사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내 길을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영남의 한 3선의원은 "소장파를 제어할 방법이 없고, 여론은 더 불리하게 돌아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날 당 사수모임을 가진 한화갑.조순형 의원 등의 표정이 밝았다고 김영환 의원이 전했다.

모임에선 "신당이 통합을 위한 것인지, 분열을 하자는 것인지 국민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추석 때 중앙일보 조사를 적극 홍보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 반면 신당파의 김성호 의원은 "의외의 결과"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재정 의원은 "신당의 취지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라며 "우리가 노력하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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