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따라 삿포로까지…위기의 아베 극진한 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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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총리 자격으로는 11년만에 일본을 국빈 방문한 리커창 (李克强) 총리를 위해 아베 신조 (安倍晋三)총리가 극진한 대접에 나섰다.

11년만의 中 총리 국빈 방문,아베 "새로운 차원의 관계로" #양국 정상회담서 "우발적 해상 충돌 방지 시스템 가동" #리커창 "수년간의 풍파 걷히고 맑은 하늘이 열리기 시작"

9일 정상회담에 나선 아베 신조 총리와 리커창 중국총리.[EPA=연합뉴스]

9일 정상회담에 나선 아베 신조 총리와 리커창 중국총리.[EPA=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10일~11일 리 총리의 홋카이도(北海道)방문에까지 동행할 예정이다.

이날 삿포로에선 중국의 성(省)장과 일본의 지사들이 모이는 포럼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 아베 총리와 리 총리가 동행하는 것이다.

리 총리는 홋카이도의 도요타 자동차 전기차 공장 시설도 시찰할 예정이다.

8일 저녁 일본에 도착한 리 총리는 중국으로 돌아가는 11일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9일 양국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아베 총리 주재 만찬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엔 ▶중ㆍ참의원 방문 ▶양국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기념 리셉션 ▶여야 지도자 면담 일정 등이 잡혀있다.

그리고 10일 오후 하네다 공항을 통해 홋카이도로 이동한다.

아베 총리는 최근 들어 부쩍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사상 첫 양국 정상간 전화 회담을 하기도 했다.

9일 열린 중일 정상회의[EPA=연합뉴스]

9일 열린 중일 정상회의[EPA=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은 올해를 계기로 양국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는 “외교분야에서의 성과를 앞세워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일 중ㆍ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동중국해 등에서 자위대와 중국군의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연락 메카니즘’운용을 6월 시작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 방위 당국 국장급 간 핫 라인 설치, 함정과 항공기가 접근할 경우 현장에서 서로 미리 연락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10년 동안 협의해 온 내용이지만 양국이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언급이 없어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양국은 또 정상간의 상호 방문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관련, 리 총리는 아베 총리의 연내 중국 방문을 청했고 아베 총리는 "적절한 때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의 방중 이후 시 주석이 일본을 답방하는 그림을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베이징에서 도쿄는 (비행기로)불과 3시간 남짓한 거리"라며 "정상들간의 잦은 왕래를 통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했다.

리 총리도 "수 년 동안 양국 관계는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이제 그 풍파가 걷히고 맑은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화답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중국이 실시중인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실무 차원의 협의를 시작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또 중국이 주창하는 ‘현대판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를 둘러싼 협력 문제도 논의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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