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생에너지 시장 휩쓰는 중국…천만 일자리 절반 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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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사업. [사진 IRENA]

태양광 발전 사업. [사진 IRENA]

전 세계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가 처음으로 1000만 개를 넘어선 가운데, 중국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각)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제15차 이사회에서 발표한 ‘재생에너지와 일자리-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부문에 고용된 총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1030만 명에 이르러 처음으로 천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만 세계적으로 5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사업은 33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재생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반면, 풍력 발전 분야의 일자리는 115만 개로 전년보다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아드난 Z.아민 IRENA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부문의 일자리 증가는 재생에너지가 세계 각국의 저탄소 경제성장에서 기둥 구실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28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일자리 2/3는 중국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중앙포토]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중앙포토]

국가별로는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419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해 전 세계 일자리 창출의 41%를 차지했다. 2위인 브라질(108만)의 거의 4배 수준이었다. 이어 미국(81만)과 인도(72만), 독일(33만), 일본(30만)의 순으로 나타났다.

IRENA의 정책부장인 라비아 페로우키 박사는 “에너지 전환은 국가들이 산업 성장과 지속 가능한 고용창출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적 기회를 개선하고 사회 복지를 향상하는 매력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분야의 일자리에서는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337만 개의 일자리 중 3분의 2인 220만 개가 중국에 몰려 있었다. 이는 중국이 석탄에 집중된 에너지의 전환을 목표로 태양광 투자와 개발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53GW(기가 와트)의 신규 태양광 설비를 추가했는데, 이는 전 세계 신규 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투자액도 무려 94조 원(865억 달러)이나 됐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면서 2010년부터 탈 석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그 결과 태양광 설치와 유지 관리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태양광서 8100개 일자리 창출” 

태양광 발전소. [중앙포토]

태양광 발전소. [중앙포토]

IRENA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태양광 분야에서 8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현재 7%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으로 목표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상훈 소장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과소 평가된 면이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최하위인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큰 재생에너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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