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북ㆍ미 회담 일정 나오면 남북 정상 핫라인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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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을 통한 첫 통화 시기는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공식 발표된 이후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두 정상 간 핫라인 통화는 당초 남북 정상회담 전에 하려다 회담 이후로 미뤄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상견례 수준의 대화보다 의미 있는 의견을 수 있는 통화를 하자는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북·미 회담 일정이 발표되면 남북 정상이 첫 통화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통화를 통해 북·미 사이에서 중매 외교를 극대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 15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합의에 이르도록 하자는데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통화가 이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보다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도록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또 김 위원장이 5월 중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약속한 만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비롯한 검증 방안 등이 두 정상 간 통화에서 논의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유엔이 함께 참가해서 폐기를 확인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두 정상은 비핵화 외에 남북 간 교류 협력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담긴 USB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청와대는 이달 중순 전에 남북 교류 사업과 관련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간격을 좁히기 위한 중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에 김 위원장과 다시 한번 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인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 발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회담 장소와 시간 발표를 미룰 수는 없는 만큼 우리로선 조금 더 공식 발표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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