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미' 나눔운동 확산… 1000원 미만 월급 자투리로 이웃돕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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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중 1000원 미만의 우수리를 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른바 '천미(千未)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공무원 1800여 명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받은 급여에서 1000원 미만 우수리를 공제해 모은 돈 880만원을 불우이웃 22명에게 1인당 40만원씩 최근 전달했다. 이 운동은 1999년부터 7년 동안 계속된 시 공무원의 자발적인 사랑 나눔 실천운동이다.

그동안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수혜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시 전체 공무원 가운데 85%인 1854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27명에게 8940만원을 지급했다.

고양시 공무원 양경화(34.여)씨는 "1000원 미만의 작은 돈이 모여 이웃사랑으로 승화되는 뜻 깊은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성금을 전달받은 이모(80.고양시 벽제동) 할머니는 "아들이 있어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되지 못해 혼자 살다 보니 생계 곤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공무원들이 도와줘 생활에 큰 보탬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시는 대부분의 수혜 대상자가 고령이거나 장애인인 점을 감안, 성금 수령을 위해 시청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과 심적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금을 은행계좌를 통해 남 몰래 입금하기로 했다.

광주시에서도 시와 '빛고을 어려운 청소년 지원 시민운동본부' 가 천미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 운동에는 현재 광주시.전남대.YMCA 광주시지부 등 20개 기관, 5700여 명이 참여했다. 매월 1000명 이상씩 늘어난 셈이다. 모인 기부금도 달마다 200여만원씩, 지난달 말 현재 모두 1000여만원에 이른다.

이 기부금은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했거나 중단 위기에 놓여 있는 광주 시내 청소년 150여 명에게 학비와 생활비로 지원되고 있다.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광주시는 올 연말까지 이 운동 참여 회원을 3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원 가입 대상을 광주 시내 직장인은 물론 서울.부산 등 다른 지역에 사는 광주 출신까지 확대키로 했다.

광주시 청소년체육과의 김재현 사무관은 "천미운동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불우 청소년들을 지역사회가 감싸 안는 시민운동"이라고 말했다.

천미운동에 동참을 바라는 개인이나 단체는 광주시(062-613-3552)나 빛고을 어려운 청소년 지원 시민운동본부(062-226-8181)에 신청하면 된다. 월급날 1000원 미만의 급여가 자동으로 기부된다.

광주.고양=서형식.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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