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바루기] 695. '해프닝'은 콩글리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해프닝'이란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4승3패를 거둔 일본이 결승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 사람의 결혼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름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등처럼 자주 사용된다.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는 일, 웃기는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주로 쓰인다. 다소 비웃는 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의 영어 '해프닝(happening)'과는 거리가 멀다. 영어에서 'happening'은 우연한 일이나 사건을 가리킨다. 그것도 주로 복수 형태인 'happenings'로 쓰인다.

현대 예술에서 우연히 생긴 일이나 극히 일상적인 현상을 이상하게 느껴지도록 처리하는 예술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happening'이 쓰이기도 한다.

결국 사리에 맞지 않거나 웃기는 일 등의 뜻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해프닝'은 소위 콩글리시(한국식 영어)다. 원래의 영어와 뜻이 맞지 않는다. '웃음거리' '웃기는 일' 등으로 적당히 바꿔 써야 한다.

'~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는 그냥 '~하는 일이(사건이) 일어났다'로 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별문제가 없다. 이제 와서 '해프닝'을 아주 안 쓰기가 뭣하다면 줄여 쓰기라도 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지난 기사는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https://www.joongang.co.kr/korean/) 참조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