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창 열차 좋다더라···北 오면 민망할수 있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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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7일 오전 회담에서 "이제 자주 만나자.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남북 정상의 오전 회담 내용을 공개했다.

손을 맞잡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간 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손을 맞잡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간 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이날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언제 북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김 의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말하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그래서 예정에 없던 두 정상이 손을 잡고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사진을 찍게 됐다.

이어 두 정상은 오전 9시 48분쯤 환담장에 입장해 100분 간 얘기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거리가 멀지도 않은데 왜 이리 어려웠을까.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생각했다"며 "평양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게 더 잘됐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이 기회를 소중하게 간직해 남북 사이의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다 보면 낮아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다녀온 사람들이 남한의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환경에 있다가 북한에 오면 참으로 민망할 수 있겠다. 북한은 교통이 안 좋지만,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과 남한이 철도로 연결되면 남북이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을 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년 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큰 합의를 해놓고 실천을 못 했다.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 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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