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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 위기감 못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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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연희 의원 사퇴 촉구 결의안이 상정된 6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오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정현 기자

"당 지도부에선 위기감이 안 느껴진다."

6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남경필 의원은 "당이 구멍이 여러 개 뚫려 무너지기 직전의 둑 같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남 의원만이 아니었다. 의총장에선 지도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당 지지도가 높은데도 지방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끌어가지 못하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이다. 특히 소장파들은 서울시장 후보 영입에 대한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내세워 일으킨 '강풍'의 여파다.

김명주 의원은 "지도부 리더십 문제를 거론해야겠다"며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지도부 생각을 명확하게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 전 장관의 바람이 강하니 영입의 문을 닫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계동 의원도 "미국 뉴올리언스 홍수에서도 봤듯 재앙이 오는 것을 알면서도 대비를 안 하면 참사가 벌어진다"며 지도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그는 "이번 지방선거 때 수도권에서 패하면 당 지지자들과 국민은 한나라당을 '불임정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성권 의원은 "최근 여권에 있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지방선거에 대비해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며 "한나라당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은 너무 일찍부터 뛰었다"며 "새로운 카드를 주입해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강 전 장관의 '대항마'로 부상한 오세훈 전 의원의 이름도 등장했다. 수요모임 회장인 박형준 의원은 "오 전 의원의 이름이 나오니 바로 강 전 장관과 각이 서는 것 같다"며 "이런 사람이 당에 들어오겠다고 하면 그냥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환영해 주고 격려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입장은 전날과 같았다. 박 대표는 의총 후 "오 전 의원이 원하면 추가 공모에 응한 뒤 경선에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아직 한나라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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