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실루엣 '소프트 슬림 핏'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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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시즌의 남성 패션도 겨울에 비해 컬러나 디자인면에서 보다 화려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러한 화려함이 다소 절제되고 단순해진 느낌이다. 이는 절제된 고급스러움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는 '네오-미니멀리즘(Neo-Minimalism)'의 영향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시즌에는 신사복 뿐 아니라 캐주얼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더욱 슬림해진 제품들이 늘어났다. 소재면에서는 활동성을 위한 신축성 있는 소재(스트레치 원단)의 사용이 많아졌고 화이트 컬러를 이용한 제품들이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마에스트로의 방유정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 신사복은 어깨부터 허리로 이어지는 라인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프트 슬림 핏'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며 "특히 작년부터 여성복에서 각광받던 조끼가 남성복에서도 트렌드 아이템으로 제시되고 재킷 라펠에 광택감 있는 소재를 덧대는 등 엘레강스한 느낌을 가미한 남성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남성 패션의 스타일은 슬림한 실루엣이 인기다. 남성복 브랜드들은 흔히 '이탈리안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날씬한 허리를 강조한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맞춤의 느낌을 살린 제품도 증가하고 있다. 수트의 재킷에 픽트 라펠(라펠의 끝이 위로 뾰족하게 솟은 모양)을 사용하거나 라펠에 다른 소재를 덧대고 라펠의 좌우 폭을 넓히는 등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재는 지난해 봄 여름 시즌에 이어 광택감있는 실크 소재가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업계는 말한다. 실크 100% 소재보다는 울과 실크를 혼방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광택감을 살린 소재가 대부분이다. 또 울에 폴리나 레이온 등을 혼방한 소재는 광택감이 좋고 가볍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모헤어(앙고라 산양에서 채취한 울섬유)나 뉴질랜드산 울 소재도 구김이 적고 통기성이 좋아 기온이 올라가는 봄 여름 시즌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다.역시 통기성이 좋고 무게가 가벼운 리넨과 면 소재도 재킷이나 캐주얼 바지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리넨과 면을 혼방해 구김이 덜 가게 가공한 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컬러는 블랙이 지난 가을 겨울 시즌의 최대 유행 컬러였다면 이번 봄 여름 시즌에는 화이트 컬러가 크게 유행할 전망이다. 실제로 페라가모나 발렌티노 등 해외 남성복 브랜드들은 컬렉션을 통해 온-화이트(On-White)와 오프-화이트(Off-White) 컬러를 함께 매치한 올-화이트 룩(All-White Look)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화이트 계열과 매치가 가능한 블랙과 함께 실버 그레이 컬러의 인기도 좋다. 레드와 오렌지, 그린 등의 컬러는 수트의 스트라이프 등에 포인트 컬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포인트 컬러는 비비드한 느낌보다는 파스텔톤의 은은한 느낌으로 사용되고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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