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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드루킹 공범 ‘서유기’ 구속영장 바로 청구…내일 영장심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인물(앞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인물(앞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서유기'는 '매크로' 입수한 장본인  

경찰이 ‘드루킹’ 김모(49ㆍ구속)씨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한 박모(30)씨가 내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받는다. 박씨는 온라인에서 필명 ‘서유기’로 활동한 인물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사용된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구해왔다. 또 오랜 시간 김씨가 주도해온 정치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살림을 맡아온 핵심 인물로 꼽힌다.

'매크로' 가져온 장본인 #경공모 살림꾼으로 알려져 #일단 업무방해죄만 적용돼 #MLB파크 등서 정치 글 올려

이번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지난 18일 경찰이 신청한 드루킹 김씨의 공범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바로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의 영장심사는 내일(20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박씨가 입수해 온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달린 댓글 공감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월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관련 기사’에 게재된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2개)에 600여 차례씩 ‘공감’ 횟수를 마치 실제 네이버 이용자가 누른 것처럼 순식간에 올렸다. 검찰 관계자는 “네이버의 댓글 순위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경찰 등 수사기관은 박씨가 매크로를 어떤 경로를 통해 얼마에 구매했는지,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정치 활동가의 도움을 받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5명)은 모두 민주당원으로 파악돼 있다. 특히 ‘서유기’ 박씨는 진보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동아일보 계열의 ‘MLB파크’ 등에 문재인 대통령 활동상을 담은 뉴스를 수차례 스크랩해 게시했다고 한다. 김경수 의원 페이스북 글도 캡처해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경공모 내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온 간부급 인물이다. 경찰 압수수색 당시 출판사 사무실에서는 박씨 이름이 적힌 차량 보험 서류와 알뜰폰 등록 서류 등이 발견됐다.

자유한국당 댓글공작 진상조사단이 17일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다. 김상선 기자

자유한국당 댓글공작 진상조사단이 17일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다. 김상선 기자

특히 박씨는 드루킹 조직이 운영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설립한 ‘느릅나무 출판사’와 같은 건물에 사무소를 차린 비누ㆍ주방용품 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비누ㆍ주방용품을 팔아 경공모 운영자금을 댔다는 것이 김씨와 박씨의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년 운영비는 약 11억원”이라며 “건물 임대료ㆍ인건비ㆍ운영비 등을 모두 고려하면 이들이 주장하는 수입원으로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자금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드루킹’ 김씨가 2년 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600만원)을 선고받은 사건에서도 사실은 ‘서유기’ 박씨 계좌에서 돈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20대 총선(창원 성산)에 출마한 노회찬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장모(57)씨 계좌에 모두 200만원(3월 19일ㆍ4월 4일 각 100만원씩)을 입금했다. 자신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서유기 박씨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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